경기불황에 실속 따지는 반면
고가·프리미엄 플렉스도 늘어
김영란법 한도 상향도 영향
예약 매출 3대 百 모두 증가

고객이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가공 선물세트를 보고 있다. (제공: 롯데마트)
고객이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가공 선물세트를 보고 있다. (제공: 롯데마트)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설을 2주가량 앞둔 가운데 가성비와 프리미엄으로 나뉘어진 설 선물세트의 ‘양극화 전략’을 내세운 백화점·대형마트 등이 매출 증가 등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는 경기 불황으로 인해 실속을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한편 고소득층 위주의 고가·프리미엄 등의 플렉스 소비도 늘면서 양극화 소비 현상이 뚜렷해진 탓이다.

이와 더불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한도가 기존 최대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업계는 프리미엄 세트 수요가 늘 것이라고 판단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프리미엄과 가성비 제품을 중심으로 해마다 구성 및 상품 수 강화에 나섰고 이는 매출로 이어졌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20만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약 10% 늘렸다.

가성비 제품뿐 아니라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도 강화됐다. 현대백화점은 구이용 한우·신품종 청과·명인명촌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대폭 강화하고 1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물량을 전년 대비 50% 늘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 설에도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는 대신 고향에 고가(高價)의 선물을 보내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변화하는 명절 트렌드에 맞춰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늘려 고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다양한 고품격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도 100만원 이상의 선물세트 물량을 50% 이상 확대했으며 바이어가 직접 전국을 돌며 명산지에서 생산한 식품 라인인 프리미엄 선물세트 ‘5스타’ 물량을 한우·청과 각 20%, 10% 늘렸다.

대형마트도 양극화 상품 판매 돌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홈플러스는 전체 상품의 81%를 5만원대 이하로 구성했으며 이마트는 가성비 선물세트를 20%가량 늘렸다.

롯데마트는 프리미엄 조미 선물세트 품목 수를 지난 추석보다 20%가량 늘렸다. 이마트는 조선호텔과 협업한 프리미엄 조선호텔 한우세트를 선보였으며 로얄살루트 21년 리차드퀸에디션2, 조니워커 블루 용띠에디션 등 프리미엄 위스키도 준비했다.

이러한 양극화 전략은 통했다. 실제 지난 2~21일 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롯데백화점 25%, 신세계백화점 22.6%, 현대백화점 11.7% 늘었다. 가성비 세트 매출 비중도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8.1%에서 올해 25.8%로, 현대백화점은 19.3%에서 24.7%로 확대했다.

특히 20만원 미만 가성비 세트 매출은 최대 70% 이상 뛰면서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각각 매출신장률은 롯데백화점은 35%, 신세계백화점은 73.2%, 현대백화점 70.2% 등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 기간 10만~20만원 농축수산물 매출은 지난 설 대비 58.3%, 과일 등 10만원대 농산물은 186.5% 올랐다. 10만원 이하 농축수산 상품 매출은 10%, 축산은 12배 이상 신장했다.

이마트에서는 10만원 이하의 과일 혼합 세트와 육포 세트 판매율이 전년 대비 44%, 98% 증가했다. 한우세트의 경우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10만~20만원대 상품이 147% 급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예약 판매 기간 3만원대 통조림 세트는 매출이 17%, 견과 세트는 매출이 38%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5만원대 과일세트, 1만원 이하의 김 선물세트 등의 매출은 약 2배 늘었으며 9만원대 한우 정육세트는 70% 올랐다. 홈플러스의 2만~3만원대 상품도 상위권에 자리매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프리미엄 상품도 인기다. 대형마트 3사의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 기간 프리미엄 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최대 30%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50만원대 로얄 한우 스테이크 세트 판매량이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현대백화점의 30만원대 한우 세트와 40만원대 한우구이 세트는 전체 판매 순위의 1,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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