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넘기기식 인수설에 ‘신중’… 대규모 투자 어려울 듯
중국 등 해외 유력철강업계에 매각시 국내업계 ‘부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인수설이 제기되고 있어 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부그룹 채권단인 산업은행(산은)이 포스코에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패키지 인수를 제안키로 했다는 보도가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나오면서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3조 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마련하면서 2015년까지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포함해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당진항만, 동부특수강 등을 매각 차입금을 줄여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은 지난 17일 동부그룹이 자구계획안으로 내놓은 매각자산 중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에 대한 패키지 인수를 포스코에 타진했다. 패키지 매각 규모는 인천공장 1조 2천억 원, 발전당진 4천억 원 등 1조 6000억 원 내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동부그룹이 인천공장을 매물로 내놓은 직후부터 포스코는 패키지 인수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국내 철강업계에서 1조 원이 넘는 매각 규모를 감당할 곳은 포스코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산은의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인수 제안에 신중한 입장이다.
권오준 회장 체제가 출범하자마자 떠넘기기식 인수설에 휘말린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여전히 포스코를 정부의 통제 속에 있는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회사들이 인천공장 매입에 별다른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포스코는 이미 칼라강판을 생산하는 포스코강판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다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인수자금 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권 회장 체제 출범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철강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쇄신에 착수한 만큼 막대한 자금부담이 있는 인수합병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제철 역시 특수강 투자가 진행 중인데다 자동차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칼라강판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인천공장을 인수함에 있어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인천공장 인수 가능성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권 회장이 지난 14일 공식 취임 후 기자회견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도 필요하다”면서 “언제, 어떻게 할지를 전략적으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혀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중국 1위 철강사인 바오산 철강을 포함해 중국 내 유력철강업체들이 인천공장에 대한 매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칫 해외기업에 매각될 경우 국내 철강 기술의 유출과 시장이 잠식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와 철강업계로선 부담될 수밖에 없다. 중국이 동부제철의 냉연 기술 및 인력을 유입할 경우 낮은 가격에 제품의 질적 향상까지 꾀해 제품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편, 동부제철은 인천공장 부문을 물적 분할해 비상장법인인 동부인천스틸 주식회사를 분할 신설할 것이라고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는 동부그룹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따라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을 본격화하려는 사전작업으로 분할기일은 5월 1일이다.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재무구조의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것이 주목적이다. 동부제철은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동부인천스틸’ 신설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에 물적 분할이 이뤄지면 인천공장의 매입에 대한 국내 주요 철강회사들의 인식이 전환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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