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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특수강-세아베스틸 M&A 추진… 현대제철 견제
동부특수강 인수 가능성↑… 반독점 체제 우려 시각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특수강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포스코가 세아그룹의 특수강 생산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에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지도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지난 14일 특수강 분야 계열사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상호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세아그룹이 최종적으로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할 경우 연산 400만t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 기업을 보유하게 된다.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 그룹이 특수강분야에서 상호협력을 강화키로 한 데에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비핵심 사업 정리,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미 특수강 시장은 공급과잉과 수입물량 증가로 포화된 상태다. 양 그룹의 이번 MOU체결이 자칫 특수강 시장을 놓고 과다한 경쟁을 하게 될 경우 공멸할 우려를 염두에 둔 판단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양 그룹의 이번 MOU체결은 현대제철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가 새로운 경쟁사인 현대제철을 견제함과 동시에 특수강에 특화된 세아그룹을 업계 1위로 밀어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특수강이 양호한 경영성과를 달성하고 있지만, 미래 기업가치를 더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나가기 위해서는 세아그룹에서 업종을 전문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세아그룹이 특수강 부문에서 국내 1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임직원 처우 개선이나 고객 상생경영,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 등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조만간 워킹그룹을 구성해 포스코가 현재 보유 중인 포스코특수강의 지분 71%의 인수·매각과 관련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관건은 매각 가격이다. 세아그룹과 포스코가 인수‧매각과 관련한 가격 협상을 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갈등의 여지는 남아 있는 상태다.

포스코는 매각 가격으로 1조 원대 이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포스코특수강의 매출이 매년 줄어들고 있어 가격 협상에 난항이 예고된다.

또한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은 물론 동부특수강 인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동부특수강과 포스코특수강이 세아그룹으로 편입될 경우 세아그룹은 명실상부한 국내 특수강 업계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있다. 특수강 분야에 공룡기업의 탄생이 특수강 시장의 반독점 체제를 부채질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중소업체들이 포스코-세아그룹이 형성한 반독점 체제에 끌려 다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양사는 “특수강 산업 내 중소철강사와 동반성장활동을 강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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