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출처: 연합뉴스)

포스코-산은 ‘인천공장 인수’ 비밀유지약정서 체결

‘패키지 인수’ 본격 검토
중국철강업계 의식한 듯
‘동부발전’ 변수 가능성↑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포스코 권오준호(號)가 출범 이후 첫 인수합병(M&A)에 나설지 주목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산업은행과 비밀유지약정서(CA)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동부제철 인천공장 공동 인수 검토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앞서 산은은 지난 26일 포스코에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를 제안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산은이 1조 원 안팎인 매각자금의 70∼80%를 부담하고, 포스코는 30%만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동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매물 가운데 ‘알짜자산’인 동부발전당진을 포스코에 우선매수협상권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동부제철 인수는 좀 더 스터디(연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포스코는 산은으로부터 공식 인수 제의가 들어온 만큼 면밀히 검토해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포스코가 인천공장에 대한 실사에 착수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의 ‘인천공장 인수설’은 산은으로부터 공식 인수 제의를 받기 전부터 업계에선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그동안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주요 철강업계는 인천공장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공장의 노후화로 투자가치가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한 인천공장이 주력하고 있는 컬러강판 시장도 이미 공급과잉 상태다. 포스코의 계열사인 포스코강판과 겹치는 점도 인수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권 회장이 취임 직후 ‘재무구조 개선’을 강조한 만큼 불확실한 인수합병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받게 될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보산강철 등 중국업체들이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노리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의 맏형인 포스코가 무작정 외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자칫 중국의 철강업체에 매각될 경우 기술이 유출돼 국내 시장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정부와 업계의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일단 업계에선 산은이 제시한 조건이 나쁘지 않은 만큼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은과 공동으로 인천공장을 인수하기 때문에 큰 재무적 부담이 없다.

게다가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가 원하는 동부발전당진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또한 포항, 광양 등 동남권에 집중된 포스코의 생산 설비를 서부권에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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