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14·21日 주총

개인연봉 공개 변수되나
5억 넘을시 보고서로 공개

효성, SK·CJ와 다른 행보
조석래 회장 재선임 상정
최태원·김승연 등과 상반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주주총회 시즌을 맞이하면서 재벌 오너일가의 등기이사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올해부터 연봉 5억 원이 넘는 등기이사의 개인별 연봉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됨에 따라 총수와 대주주들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18곳의 계열사는 지난 7일 주총을 열었다. 대다수 재벌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총은 오는 14일과 21일에 일제히 진행된다. 14일에는 삼성전자·호텔신라·제일모직·현대차·포스코·신세계와 LG전자·LG이노텍·삼성SDI·삼성전기 등이 열린다. 21일에는 SK텔레콤·SK이노베이션·효성‧GS건설 등의 주총 일정이 예고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모비스 부회장, 구자열 LS 회장 등의 등기임원 신규 혹은 재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파워텍, 현대엔지비 등 5개 회사의 등기이사직은 유지한다. 하지만 현대제철 등기이사직은 사임한다. 이에 현대제철은 후임으로 강학서 부사장을 선임하는 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재계 일각에선 정 회장의 사임이 정의선 부회장의 후계 구도를 위한 승계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현대엔지비 등 6개 계열사의 임원직을 맡고 있어 정 회장보다 한 개 더 많은 계열사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삼성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등기이사에 오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무난히 재선임될 전망이다. 아울러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재선임을 앞두고 있다.

효성그룹은 사내이사에 조석래 회장과 장남인 조현준 사장, 이상운 부회장을 재선임하는 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3남인 조현상 부사장도 등기이사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효성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그룹 총수들의 잇따른 실형 판결로 줄줄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는 분위기와 상반돼 비판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형제는 최근 그룹 내 계열사의 모든 등기이사직을 사퇴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 대법원 실형이 확정돼 4개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모두 사퇴했고, 최재원 부회장도 2개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최 회장은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직뿐만 아니라 회장직까지 내려놓기로 했다. 앞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퇴진했다.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CJ E&M·CJ CGV·CJ오쇼핑 등 계열사 3곳의 등기 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외에도 CJ·CJ제일제당·CJ대한통운·CJ시스템즈·CJ GLS 등의 등기 이사를 맡고 있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나머지 계열사의 등기이사직도 내려놓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오너가 등기이사가 아니더라도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실질적이고 중요한 업무는 미등기 상태인 오너들이 결정하고, 이사회가 이를 따르는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49개 재벌 그룹 가운데 총수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전체의 1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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