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연합뉴스)

‘원재료 가격 하락’에 계절적 비수기 영향 미미할 듯

고급강재 생산·판매 주력
자동차용 강판 협상 변수
제품 가격 인하 여부 촉각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2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린 국내 철강업체들이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초 철강업계는 글로벌 불황 및 공급과잉으로 수익률 저하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여러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것이다. 지난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고부가가치 강재 판매 전략을 앞세워 수익성을 한층 개선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2분기 때 고급강재의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32.8%로, 1분기보다 1.2% 포인트 늘었다. 그동안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지난 4월 취임한 후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와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 등을 병행해왔다.

현대제철도 고부가가치 강재 판매 비중을 1분기 40%에서 2분기엔 42%까지 늘렸다. 자동차용 냉연강판과 선박용 후판, 지진을 견디는 강도가 높은 건축물 골조용 형강 등이 대표적인 고급강재로 꼽힌다.

세계 철강시장에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고가 제품 판매를 늘리며 선방한 셈이다. 또한 원화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원료인 철광석 수입 가격이 하락해 제품 원가를 낮춘 것도 2분기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줬다.

포스코는 지분 투자를 한 해외 강산으로부터 경쟁력 있는 가격에 원료를 매입했고, 현대제철 역시 에너지 효율 최적화 등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만 2454억 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전문가들은 원재료 가격이 당분간 하락할 가능성이 커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하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원자재 가격의 하락에 힘입어 2분기보다 더 나은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의 빠른 경기회복으로 올 해 세계 철강 수요가 3% 증가하고 중국 역시 수급균형을 회복하면서 3분기 철강 가격이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단 철강업계는 고급 제품 판매와 원가절감 전략을 더욱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상반기를 포함해 연말까지 4017억 원의 원가절감 성과를 거두면서 고급강재 생산·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 역시 2016년까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41%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속되는 공급과잉과 중국산 저가재 공습, 환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강판 가격 인하 압박 등 부정적 요인도 적지 않은 만큼 수익성 개선을 장담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철강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와 내실 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해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철강업체들은 국내 완성차, 조선, 건설업계가 철강재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와의 자동차용 강판 가격 협상이 하반기 때 철강업계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고민거리다. 철강업계는 이미 상반기 t당 가격을 9만 원 인하했던 만큼 추가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품가격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제품 가격 인하는 불가피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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