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유방이 진희(陳豨)의 반란을 평정한다는 구실로 일으킨 동원전투는 사실상 공신제거가 목적이었다. 진희의 반란은 사소한 일이었고, 진짜 목적은 그 과정에서 전쟁의 신 한신과 유격전의 명수 팽월이라는 최고 군사실력자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전국시대 무인의 기풍을 마지막으로 발산했던 항우를 제거하고 이룩한 한의 위업은 유방 부부의 잔혹함으로 큰 손상을 입었다. 처음부터 기획되지는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유방은 일거양득의 결과를 얻었다. 한신과 팽월은 부하의 밀고로 모반죄에 걸려들었다. 공교롭다고 하기에는 음모의 냄새가
박상병 정치평론가 기어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3일 대만을 방문했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6명의 하원의원 대표단은 오후 3시 42분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이륙해 늦은 밤 10시 44분쯤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보통이면 5시간이면 도착할 시간이지만 펠로시 일행은 7시간이나 걸렸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남중국해를 피해 인도네시아 상공을 거쳐 필리핀해를 통해 대만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혹여 중국군의 공격이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우회 항로를 택한 것이다. 그러나 펠로시 일행이 대만으로 향하던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부당한 걸 알고 있었지만… (돈을) 받은 게 있으니 어쩔 수 없었어….” 이는 교육계에 얼마 전까지 공무원 신분으로 몸담았던 H씨의 말로, 교육청 스마트기기 사업의 ‘대기업 독식 구조’가 언론의 지적과 사업자들의 반발에도 바뀌지 않았던 이유다. 당시 본지와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중소기업을 배제하고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불공정한 입찰 관행을 지적하는 기사를 교육감을 비롯해 감사실, 조달청 고위 관계자 등에 보낸 바 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기껏 나온 말도 “이 사업은 부교육감이 관할하고 있어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 속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 3일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는 등 일정을 소화했다.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 대만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에게 이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단순 미국 고위 정치인의 순방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던 대만으로서는 중국 정부의 반대에도 전 세계 고위 정치인들에게 그들이 직접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기회가 됐다. 최근 미국, 유럽 국가들과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의 고위급 대표단과 대만 관리들의 답방은 점점 더 잦아지
미국 의전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 직후 3일 오후 한국을 찾는다. 그의 한국 방문은 2015년 박근혜 대통령 정부 때 이후 7년 만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미국 국회의장인 그의 대만 1박 2일 방문 동안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동시 출격시키며 현재 양국 간에 조성된 긴장수위를 한층 높였다. 미국은 중국관의 군사 대치에 대비해 남중국해에 배치했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등 최소 4척의 군함을 대만 동부 해역에 배치했다. 중국은 2일부터 남중국해와 보하이해 일대에서 실탄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에 돌
최병용 칼럼니스트 교육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하면서 학부모를 비롯해 각계의 반발이 거세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1년 일찍 사회진출을 유도해 청년들을 산업 인력으로 흡수하고, 유아의 가정 돌봄 기간을 1년 줄여 가정 보육 부담을 줄인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과거 여러 정부에서도 검토 단계에서 문제점이 많아 중단했던 정책을 이 시점에 굳이 꺼내 논란을 자초하는 이유가 의문이다. 부처에서 추진과제로 보고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이 앞뒤 재지 않고 “조속히 시행하는 방법을 찾
조맹기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명예교수 윤석열 대통령의 열정은 대단하다. ‘反지성주의’는 반드시 잡겠다고 취임사에서 공언했다. 그리고 국가·민족의 개념을 제외시키고, 개인의 자유뿐만 아니라,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당선된 지 5개월이 가까워져 가지만, ‘反지성주의’는 기승을 부리고, ‘제2 광우병 사태’까지 점쳐지고 있다. 개방과 소통은 갈수록 난망이다. 균형감각과 책임의식이 결하니, 가치 공유 시민이 줄고, 품격과 국격에 문제가 생긴다. 언론은 문재인 청와대와는 달리, 달라진 모습을 많이 언급한다. 하
보웃 티다 캄보디아 크메르라이프 발행인 캄보디아 프놈펜서 5일 개최 미얀마‧남중국해, 주요 관심사 북측 안광일 주 인니대사 참석 1년마다 번갈아 의장국을 맡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의 올해 의장국은 캄보디아다. 수도 프놈펜에서는 이미 지난 30일부터 오는 8월6일까지 제55차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제55차 AMM)를 비롯해 한·아세안 및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 굵직한 회의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연속 화상회의로
정부가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5세로 1년 낮추는 내용의 학제개편 계획을 내놓았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반영하고 유아 단계의 교육격차도 해소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르면 오는 2025년부터 조기 입학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내놓은 이번 계획은 일단 환영할 대목이다.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된 얘기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도 취학연령을 낮춰서 유아교육뿐만이 아니라 고등교육, 나아가 대학교육까지 더 내실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작년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다섯 번째 회담을 시진핑과 가졌다. 미국 동부시간 28일 오전 8시 33분부터 10시 50분까지 2시간 17분간 긴 화상 정상회담이다. 미•중의 국제정치 비중을 놓고 봐 자주 소통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유감스럽게도 입에 담을 수 없는 설전만 남기고 종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미국의 대(對)중관세 철폐문제 등을 포함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양국의 국내정치 일정과 국제 사회에 어느 정도 순기능이 가능했던 회담이었다. 그런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방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북한에 신흥 ‘3대 부자’가 있다. 간부, 과부, 어부가 그것으로 일종의 유머다. 이 중 여성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과부다. 과부는 불쌍히 여겨 보살펴야 한다고 성경에도 나와 있는 사람인데 비정상적인 나라 북한에서는 3대 신흥부자에 들어간다니 웃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엊그제 30일은 북한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날이었다. 북한 당국은 ‘남녀평등권법령’ 공포 76주년인 30일 역대 최고지도자들이 여성들에게 자주적 존엄과 권리를 선물했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올해로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한다. 그간 양국 관계는 여러 분야에서 질적 양적으로 발전해 왔고 중국 또는 한-중 관계에 관해 많은 책이 나왔다. 그런데 올해에 나온 ‘짱깨주의의 탄생’만큼 화제가 된 책도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전직 대통령이 추천한 덕분이기도 하고 주장이 도발적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 책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가 상당하나 중국 담론에 있어 여러 관점과 주장이 있을 수 있고 표현의 자유라는 차원에서 저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를 문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특별사면인 ‘8.15 광복절 특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법무부는 이르면 다음달 초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첫 특별사면 대상자를 선정한다. 무엇보다 국내 경기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기업인이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이 특별사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듯하다. 정치권뿐 아니라 경제단체들도 이 부회장의 사면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된 지 2년이 됐다. 계약갱신제 도입으로 2년 살던 세입자가 4년 살 수 있게 됐고 전월세상한제 도입으로 계약 연장 때 5% 이상 못 올리게 해 세입자의 주거불안을 덜어줬다. 이전에는 2년마다 이사 압박을 받았는데 4년으로 보호 기간이 길어졌으니 세입자에게는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4년이 지났을 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게 된다는 점이다. 임대차법이 개정되기 전의 문제점은 2년마다 이사 압박, 2년마다 전월세 대폭 인상 문제였다. 임대인은 2년만 지나면 세입자 가구에게 언제나
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춘추와 전국시대의 구분 기준은 제(齊)의 정권이 강(姜)씨에서 전(田)씨로 넘어간 전씨대제(田氏代齊)와 한(韓), 위(魏), 조(趙)가 진(晋)을 분할한 삼가분진(三家分晋)이다. 이 대표적인 사건은 하극상(下剋上)이었다. 공자가 예견한 예악의 붕궤가 현실화됐다. 위문후는 최초로 개혁을 통해 부국강병을 이룩해 본격적인 전국시대를 주도했다. 그는 춘추시대 강자였던 진(秦)부터 공격했다. 오자병법의 저자 오기(吳起)가 진의 서하지역을 점령했다. 위문후는 점령지역에 대한 문화적 침투를 시행했다. 유명한 서하학파는 이
박상병 정치평론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 핵심은 한미일 3국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물론 오래된 방식이긴 하지만 윤 대통령은 특히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관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5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양국 관계를 끌어 올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저하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연장에서 일본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손을 내밀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8일 도쿄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혼혈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인종차별적 연설을 한 후 나흘째 파장이 계속 되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23일 루마니아 방문 도중 연설에서 유럽인들 사이의 혼합은 허용되지만 유럽인들이 비유럽인들과 섞이며 ‘혼혈 민족’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헝가리가 혼혈 국가가 되는 것을 막고 싶다”며 “인종 혼합 수준이 높은 나라는 더 이상 국가가 아니다”라는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2015년부터 반(反)이민 기조를 자신의 정치 강령 핵심으로 삼고 있는 극우 지도자 오르반 총리는 극단적인 표현을 자주 사용해 왔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6개월간 당원권이 정지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대신해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메시지가 포착됐다. 국회 공동취재사진단이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촬영한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권 대행에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그동안 이 대표를 둘러싼 당 내분 상황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기조
최병용 칼럼니스트 필자의 형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집에서 대학에 보내줄 형편이 안돼 9급 공무원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대학 입시 준비보다 더 치열하게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9급 공무원으로 임용돼 면사무소로 출근하던 자랑스러운 모습이 기억난다. 1년 전 부산시 교육청 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했다가 탈락한 특성화고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필기시험에서 3등을 한 학생이 면접에서 나쁜 점수를 받아 탈락했는데, 당시 면접관이었던 5급 사무관의 비리가 최근 확인돼 구속됐다. 공정하지 못한 임용시험
조맹기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명예교수 요즘 목소리 큰 노동자가 설친다. 먹고 사는 문제가 난망이다. 노동조합은 임금협상도 하고, 정치파업도 하고, 불법 탄핵도 앞장선다. 대우해양조선소에서 보듯 강성 노동자는 파업을 뒤에서 주도하고, 하청 서민 노동자가 감방에 가는 신세가 됐다.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노동조합원의 임금은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내고, 중소기업의 하청 노동자에게는 어떤 목소리도 인정하지 않는다. 목소리 큰 노동자의 좌경화는 시장을 경색시키고, 공급망 생태계를 붕괴시킨다. 문재인 청와대는 주52 시간제, 최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