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8.18
ⓒ천지일보 2020.8.18

18일 오후 2시 기준 기준 전국 확진자 457명… 600여명은 연락 두절

방역당국·서울시 전 목사 고발… 사랑제일교회 측 되레 맞고소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18일 오후 2시 기준 457명으로 최초 확진자 발견 엿새 만에 400명을 넘어섰다. 대구, 충남, 경북 강원 등 전국적으로 사랑제일교회 신도 감염이 속출하면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우려를 넘어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서울시와 방역당국은 “양성률이 15% 수준으로 매우 높아 신속한 검사와 격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 대상자 4066명 중 552명은 여전히 연락이 되지 않아 추가 확산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주소지도 명확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경찰과 협조해 이들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지난 12일 신도 두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일주일여 만에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서울에서만 200여명이  발생하는 등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는 전국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서울시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18일 오전 11시 기준 파악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서울 282명 ▲경기 119명 ▲인천 31명 ▲충남 8명 ▲강원 5명 ▲전북·경북 각 4명 ▲대구·대전 각 2명 등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전국 누적 확진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457명이다.

역학조사가 진행될 경우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교인 및 방문자 등 1559명을 검사해 양성 281명, 음성 996명을 확인했으며 나머지는 결과를 대기중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 확산 중에도 집회 강행한 전광훈 목사

문제는 사랑제일교회 담임인 전 목사가 12일 신도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3일 5명, 14일 19명 등 계속해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8.15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집회 금지 조치에 나섰지만 “정치 행위”라고 무시하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결국 전 목사는 15일 집회를 강행했고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중구 을지로입구역 등 2곳에는 1만명 가량의 인파가 몰렸다. 15일 오후 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134명으로 급증했다.

결국, 보건당국과 서울시는 16일 전 목사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전 목사가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해 광복절 집회에 참석하고 교회 관련 조사대상 명단을 누락·은폐 제출해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8.15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사랑제일교회 측은 맞서고 나섰다.

오히려 교회 측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을 맞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회 측은 서울시와 방역당국이 근거 없이 전 목사를 자가격리 대상자에 넣었고 사랑제일교회가 고의로 방역을 방해했다는 식으로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또 전 목사는 광화문 집회 연설을 마치고 나서야 격리 통지서를 전달받았기 때문에 그 이전은 격리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되레 교회 측은 “보석 취소 사유도 없는 한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대통령이 검찰에 보석 취소 청구를 명령하고 나아가 사법부에게도 헌법에 반하는 정치적 명령을 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방역을 정치적으로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 및 전광훈 목사 변호인단이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전 목사 고발과 언론발표 내용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 및 전광훈 목사 변호인단이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전 목사 고발과 언론발표 내용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7

이에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 측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재반박했다. 서울시는 성북구 관계자가 광화문 집회 전에 사랑제일교회를 찾아 직접 자가격리 통지서를 전달했고, 교회 측은 2시간 후 성북구에 팩스로 수령증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전 목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전 목사에 이어 그의 부인과 비서 역시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전 목사와 접촉한 이들에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 시간문제였나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 내 확진자가 폭증하는 요인과 관련해 “많은 신도와 방문자들이 이 교회에서 숙식을 한 부분도 확인이 됐다”며 “사랑제일교회에서의 전파가 여러 날에 걸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사랑제일교회 첫 확진자는 이달 8~9일과 11~12일 교회에서 합숙예배를 하며 잠을 잤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확진자인 70대 교인도 이달 7~12일 교회에서 숙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확진자들이 합숙한 것으로 알려진 시기 유튜브 너알아TV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전 목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배를 진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나온다.

사실상 방역수칙 위반이다. 8.15 광화문 집회를 앞두고 매일 아침마다 열린 기도회에서는 신도들이 밀폐된 예배당에 모여 두 시간씩 찬송을 부르고 두 손을 높이 올리고 통성기도를 하는 모습이 나왔다. 연단에서 찬양을 인도하는 목사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 전 목사 향한 시민 분노 커져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담임인 전 목사를 향한 시민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전 목사의 재수감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은 17일 오후 1시 기준 21만5111명에 달했다. 청원 이틀만에 2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심지어 기독교인 사이에서도 전 목사를 향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18일 용산구 서울역에서 만난 개신교인 홍모(47, 여)씨는 본지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하나님도 자기 멋대로 해석하고 또 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신도들이 코로나19란 화를 불러왔다”며 “전 목사는 신도들에게 미치는 자신의 영향력을 깨닫고 언행을 조심했음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