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회복했다’는 광복절(光復節) 이후 역설적으로 어두운 소식만 이어진다.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수도권 교회, 병원, 어린이집, 유흥가, 학교 등 어디 할 것 없이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방역당국도 “신천지 때보다 더 큰 위기”라며 긴장하고 있다.

사실 신천지는 숫자는 많았지만 대구 경북지역 신천지교회 내에서만 집중적으로 발생한데다 평소 지침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신천지교회 특성으로 인해 통제가 원활했다. 또 당시 확진자 급증에 온 나라가 초긴장했던 건 사실이지만, 아무도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을 때 발생했고 신천지교인만 전수조사를 받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신천지교회가 더 빨리 협조했더라면 확진자가 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인지가 미흡했던 시기에 30만명이 신천지만큼 통제되는 곳이 또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기성교회는 그간 예배를 제한하는 행정조치를 종교탄압이라며 반발해왔다. 여기에 ‘표’를 의식한 정부와 지자체는 기성교회발 집단감염에도 신천지교회와는 달리 기성교회에 대해선 강력한 행정조치를 안 했다. 이번 사랑제일교회발 집단감염은 정부와 지자체의 교회 눈치보기식 행정조치로 인한 측면이 적지 않다. 가을 대유행 경고가 여러 번 나왔고, 6개월이나 시간이 있었는데도 확진자가 없다는 이유로 사랑제일교회와 같이 고위험교회를 사실상 방치했다가 이제 와서 사랑제일교회 1000여명 신도의 명단이 맞네 틀리네 하는 것도 부실방역의 결과로 봐진다. 경기도 지역의 경우 교회 명단도 정확하지 않다는데, 경기도만의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국민 목숨의 무게가 다르지 않은데도, 초기 문 열어둔 방역에 확진자가 속출하자 ‘신천지가 코로나 진원지’라고 누명을 씌워 여론재판을 하고 범죄자로 몰아 검찰조사, 세무조사에 교회 대표를 수감까지 한 정부다. 2차 대유행과 1차 대유행은 분명 성격이 다르다. 1차 때는 아무도 대유행을 예기치 못했다. 그러나 2차 대유행은 이미 예고된 상황과 충분한 학습이 이뤄진 상황에서 벌어졌기에 처벌을 한다면 신천지보다 훨씬 더한 처벌이 이뤄져야 마땅하다. 전염병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당연히 방역도 차별 없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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