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신도들이 교회를 빠져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신도들이 교회를 빠져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4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전국 확산 현실로

“교회만 비난 억울” vs “모임 자체가 이기적”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일부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교회를 향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다수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일부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교계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껏 소모임과 현장예배 중단 등 교회 타격을 감수하고 정부의 방역에 힘을 보태왔는데 이번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사태로 비난의 화살이 되레 교회들에게 돌아오고 있다는 주장이다.

방역 수칙 잘 지켰는데, 전체 교회 비난 억울

코로나19 확산속 맞은 주일인 지난 16일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교회들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 예배를 진행했다.

과거 한기총 소속으로 한 중형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김모 목사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교회 내 식사금지 등 정부의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며 “국민과 교인의 건강을 진정 생각하는 교회라면 정부 조치에 협조가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회 김모 목사는 “방역 수칙이라는 것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민국 어디든 간에 대한민국 어떤 집단이든 당연히 지켜야 되는 것 ”이라며 “체온 체크라던가 마스크 착용 등 교인들에게 수칙을 당부하고 체크하면서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랑제일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일부 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인해 되레 방역수칙을 지키려 노력했던 교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소수 교회의 사례를 가지고 전체 교회로 확대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활절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신도들이 부활절 예배를 마친 뒤 교회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활절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신도들이 부활절 예배를 마친 뒤 교회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2

김 목사는 “많은 언론에서 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대 보도하면서 사회적으로 교회 이미지가 많이 추락했다”며 “이로 인해 일부 식당 등에서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의 출입을 아예 금한다고 하더라. 이런 면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교회들 가운데서도 정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 교회는 어쩌다 감염이 될 수도 있지만 절대다수의 교회는 정부의 지침을 따르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이 알아 줬음 좋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확진자 급증에 예배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목사는 “성당이나 절에서는 미사, 법회를 계속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꾸 교회만 가지고 뭐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차이가 매우 크다”며 “소모임을 중단하면서까지 정부 방역에 협조했는데 예배 마저 전부 중단해버리라고 한다면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무슨 소리, 모임 자체가 이기적

[천지일보=김인우 수습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14일 기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앉아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8
[천지일보=김인우 수습기자]  18일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8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이러한 교회의 입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다. 천지일보 취재팀이 18일 용산구 서울역에서 만난 김가현(24, 여, 서울 서대문구)씨는 “코로나 사태에 모임을 한 것 자체가 이기적”이라며 “국민의 불안을 생각해서라도 당분간만 모임을 중단했으면 좋겠다. 교회 같은 경우는 한명의 확진자라도 피해가 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상준(51, 남, 경기도 고양시)씨는 “물론 종교생활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이익을 해치고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며 “신앙인이라면 지금 같은 시기에 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신교인 홍수현(47, 여)씨는 “교회가 먼저 나서서 모임을 자제했더라면 이미지 타격은 덜 했을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잠시 마음이 풀어져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게 아닌가”라고 했다.

실제로 일부에선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자 정부의 대책이 나오기도 전에 먼저 온라인 예배 전환에 나선 교회들이 나왔다.

(왼쪽) 한성교회가 18일 늦은 오후 신도들에게 보낸 안내문자. (오른쪽) 청파중앙교회가 18일 신도들에게 보낸 안내문자. 문자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모든 현장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천지일보 2020.8.19
(왼쪽) 한성교회가 18일 늦은 오후 신도들에게 보낸 안내문자. (오른쪽) 청파중앙교회가 18일 신도들에게 보낸 안내문자. 문자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모든 현장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천지일보 2020.8.19

서울 청파중앙교회는 전날인 18일 신도들에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예배가 2주동안 현장예배에서 가정예배로 변경된다”며 “예배의 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해달라”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한성교회는 18일 정부 담화문 발표 이후 늦은 오후에 “당분간 모든 예배는 온라인 예배로만 진행된다”는 내용의 문자를 신도들에게 발송했다.

예장합동 소속의 최모 목사는 “어쨌든 일이 터졌으니 앞으로 더 방역에 노력해서 사회에 본이 돼야 하지 않겠나”며 “신앙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부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낮 12시 기준 623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같은 시간과 비교했을 때 166명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 누적 확진자 수는 서울이 393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경기 160명 ▲인천 35명 ▲충남 12명 ▲ 경북 5명 ▲강원 5명 ▲전북 4명 ▲부산 3명 ▲대구 2명 ▲대전 2명 ▲충북 1명 ▲전남 1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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