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홍수영·김가현 기자] 31번 이전에 이미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환자들이 6명 있었다고 질본이 발표하면서 대구에 코로나 사태를 부른 최초 전파자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질본은 지난달 26일 대구지역 내 입원 중인 19세 이상 폐렴환자 503명에 대한 전수 검사결과 코로나19 환자 6명을 확인했다. 이 중 곽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던 2명은 31번 확진자 보다 먼저 증상이 발병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주목을 받지 못했던 위 내용은 22일 질본 브리핑에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31번 보다 먼저 증상이 나타난 사례가 분명히 있었다”고 답하면서 부각됐다.
23일 질본은 6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답을 내놓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폐렴환자 전수조사를 해서 6명 정도가 그 당시에 양성으로 확인됐다”며 “4분 정도는 신천지 신도하고 관련된 유행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곽병원 2명에 대해선 감염경로가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 “아직은 곽병원의 폐렴 입원환자 2명과 신천지 교인하고의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질본의 이날 발표는 곽병원 입원 환자 2명은 신천지 신도들과 무관한 또다른 감염원에 의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곽병원 환자의 입원 시기는 65세 남성이 1월 29일, 82세 남성이 2월 1일이다. 31번 확진자의 증상 발현일은 2월 7일로 추정된다. 신천지 신도 4명의 증상 발현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 1월 29일 최초 증상자 감염기 ‘중국수학여행단’ ‘춘절’과 겹쳐
31번이 대구의 코로나 최초 전파자가 아니라는 것이 사실상 밝혀지면서, 최초 전파자 논란은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이번 발표로 현재까지 대구 최초 증상 발현자는 곽병원에 1월 29일 입원했던 65세 남성이다.
해당 환자의 이동경로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진원지가 중국 우한이라는 사실에 기초하면 합리적인 의심은 가능하다.
최초 발현시기를 1월 29일로 보면 최초 감염 시기는 잠복기 14일을 고려할 경우 1월 15일경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대규모 중국 수학여행단이 대구를 다녀간 시기다. 본지는 지난달 21일 ‘[단독] 대구, 코로나 진원지 '중국수학여행단' 의혹 확산… “정부가 문 열어두고 국민 탓”’이라는 보도를 통해 해당 내용을 상세히 다룬 바 있다.
중국 허난성 초등학생과 중학생 488명은 지난 1월 14~16일 대구를 방문했으며 이어 같은 달 18~20일에는 중국 장쑤성과 허난성 초등·중학생 670명 등 1100여명이 대구를 다녀갔다.
이들은 시민안전테마파크, 방짜유기박물관, 이월드, 동성로, 계명대 등 대구 시내를 중심으로 다녀갔으며 지역 청소년들과도 한·중 문화교류 체험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경북일보, 영남일보 등이 보도했다.
본지 보도 후 대구시는 중국 수학여행단을 통해 대구에 코로나19 전파가 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또다른 감염시기는 일반적으로 감염 후 증상발현까지 4~5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1월 24일경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정확히 설날 곧 중국 춘절연휴와 겹친다.
본지는 지난달 29일 ‘[단독] 대구, 신천지 이전 지역사회 감염 확산 정황 포착...''1~2월 중국관광객 활보''’보도를 통해 춘절 즈음 수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대구를 찾은 내용을 전했다. 당시 대구를 찾은 중국 관광객 상당수는 마스크도 끼지 않은 채 대구를 활보하고 다닌 사실이 중국인들이 올린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특히 지난 1월 부산 신세계면세점의 중국인 입국 제한이후 중국 관광객 상당수가 대구면세점 등으로 몰리면서 대구 시민들은 이미 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천지일보가 자체적으로 언론보도와 중국인 SNS를 추적한 바에 따르면 1월 내내 대구 전역에서 중국관광객들이 발견됐고, 이중 상당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시민들의 우려를 샀다.
◆대구경북에 코로나19 중국인이 없는 이유는
현재까지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지역은 물론 최초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조차 1월말이나 2월 초에 확인된 중국인 확진자는 없다.
이와 관련해 중국인 확진자가 왜 없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 최근 공개됐다.
지난 5일 유튜브 방송 목격자K 제보자는 “국내 거주하는 중국인들은 ‘감기약으로 버틴다’”면서 “보건소에 의심증상 중국인을 신고했지만 스스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오지 않으면 코로나19 검사를 강제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제보자는 “그 중국인을 약국에서 본지 일주일 후에 주변에 집단감염이 발생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줬다. (관련기사 ☞ [이슈추적] 경산시민 목격담 “코로나 의심 중국인 약국서 감기약 다량구매” )
정황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대구경북지역에 중국인 확진자가 없는 이유는 ‘검사 받은 중국인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중국 관광객은 물론이거니와 증상이 의심되는 중국인도 코로나19 검사를 스스로 받지 않고 버티면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중국인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얘기다.
◆대남병원 환자 7일 발열, 질본은 15일로 거짓말 왜?
최초 집단감염이 일어난 청도대남병원 감염원도 오리무중이지만, 질본이 환자들 발열시기를 7일이나 늦춰 2월 15일로 발표함에 따라 ‘거짓브리핑’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 [단독] 청도대남병원 간호사 “2월 7일경 발열 시작”… 질본 ‘발열시기 거짓말’ 논란)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에 근무했던 간호사와 병동 보호사 모두 “2월 7~8일부터 환자들에게서 집단 발열이 있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청도 대남병원이 국내 최초 집단감염지이자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는 측면에서 질본의 정확한 해명이 요구된다.
청도대남병원 감염원으로 조선족 간병인 논란이 지속되자 정부는 엉뚱하게도 국내에 거주 중인 전국 신천지 간병인만 조사했다. 결과는 80% 조사 시까지 신천지 간병인은 모두 음성이었다.
현재까지 오리무중인 대구지역 코로나 최초 전파자가 누가 됐든 변하지 않는 사실 한 가지는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태까지 정부가 중국인은 보호하고 자국민을 코로나 진원지로 몰아간다는 비난이 이어져 온 만큼 향후 질본이 대구지역 최초 코로나 전파자를 제대로 밝힐 지 귀추가 주목된다.
- [단독] 청도대남병원 간호사 “2월 7일경 발열 시작”… 질본 ‘발열시기 거짓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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