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대구 시내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발견된 지역 지도. 지도에 표기된 빨간색은 중국인 관광객 주 방문지를, 파란색은 고위험군 지역으로 중국인이 많이 찾는 곳을 가리킨다. 중국관광객들이 코로나19가 창궐한 1월~2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대구에 방문해 면세점을 비롯해 주요 관광지와 식당·카페를 활보하고 다녔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잠복기가 38일로도 확인되고 있다. 즉 최소 1월초부터는 정부와 대구시가 중국인 입국제한을 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도는 그간 언론보도와 중국인SNS를 추적해 천지일보가 제작했다. ⓒ천지일보 2020.2.29
지난 1~2월 대구 시내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발견된 지역 지도. 지도에 표기된 빨간색은 중국인 관광객 주 방문지를, 파란색은 고위험군 지역으로 중국인이 많이 찾는 곳을 가리킨다. 중국관광객들이 코로나19가 창궐한 1월~2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대구에 방문해 면세점을 비롯해 주요 관광지와 식당·카페를 활보하고 다녔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잠복기가 38일로도 확인되고 있다. 즉 최소 1월초부터는 정부와 대구시가 중국인 입국제한을 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도는 그간 언론보도와 중국인SNS를 추적해 천지일보가 제작했다. ⓒ천지일보 2020.2.29

대구 폐렴입원자 중 5명 확진… 신천지‧대남병원 무관 ‘논란’

1~2월 대구 시내 누비고 다닌 中 관광객 “마스크 안 써 불안”

 

1월말 부산신세계면세점 제한 뒤 대구 방문객 급증

대구, 중국 저가여행객에 인기... 대구국제공항 직항로 운영

[천지일보=이수정‧김가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감염이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발병하기 이전부터 대구에 이미 확산됐을 것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21일부터 대구 시내병원에 입원한 모든 폐렴환자 514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5명의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 19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집단 감염을 일으키기 전 이미 대구에 코로나19가 확산돼 있었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정황이다.

지난달 23~28일 부산과 대구 관광에 나서 대구 이월드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 같은 달 31일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 중국 관광객들은 대구와 부산 곳곳을 누비며 다녔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출처: 유튜브 해당영상 화면캡처) ⓒ천지일보 2020.3.1
지난달 23~28일 부산과 대구 관광에 나서 대구 이월드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 같은 달 31일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 중국 관광객들은 대구와 부산 곳곳을 누비며 다녔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출처: 유튜브 해당영상 화면캡처) ⓒ천지일보 2020.3.1

◆ 코로나19 위험 무시… 중국인 입국 허용

사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인 지난 1월말에도 대구국제공항에는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지난 1월 28일 대구MBC 보도에 따르면 대구국제공항에는 중국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의 귀국이 이어졌다.

중국 상하이 주재원 가족 A씨는 당시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상하이에도 지금 확진자만 53명 정도 되거든요. 그래서 계속 집에 있으려다가 너무 무서워서 아기랑 남편이 주재원으로 있는데, 가족들 (한국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지금 나왔어요”라고 말했다.

대구MBC는 “대구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은 줄었지만, 공항은 바이러스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며 당시 공항 긴급 검역단의 검역 수준을 알렸다. 체온을 확인하고 위험지역을 거친 입국자는 건강상태 질문서를 쓰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 매체는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크게 보지는 않고 있다”며 “의심 증상자에 대한 검역과 격리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증상이 없는 사람의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이유에서다”고 당시 전문가들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수준을 알렸다.

지난달 18일 대구를 다녀온 중국인이 자신의 SNS에 올린 대구여행기. (출처: 인스타그램 게시물) ⓒ천지일보 2020.2.29
지난달 18일 대구를 다녀온 중국인이 자신의 SNS에 올린 대구여행기. (출처: 인스타그램 게시물) ⓒ천지일보 2020.2.29

◆ 문재인 대통령 “머지않아 종식 될 것”

정부 당국도 거의 같은 인식이었다. 특히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종식’ 발언까지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제계 주요 인사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가리키며 “방역 당국이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9일 “문 대통령의 발언 뒤 신규 감염자가 속출해 정치적 반발에 직면했다”며 “대가가 큰(costly) 오류”라고 지적했다. NYT는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협조와 인식에 의존하는 문 대통령의 전략을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대구 수성구의료관광을 다녀온 중국인들이 한국전통문화체험관 방문 기념 으로 올린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게시글) ⓒ천지일보 2020.2.29
지난달 20일 대구 수성구의료관광을 다녀온 중국인들이 한국전통문화체험관 방문 기념 으로 올린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게시글) ⓒ천지일보 2020.2.29

◆ “코로나19 환자, 폐렴 있어도 크게 자각 못해”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 당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중국인 관광객을 막지 않아 화근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무증상 감염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속속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위원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에 걸린 환자들이 초기에는 감기·몸살과 구분하기 어려운 가벼운 증상을 느끼고, 심한 폐렴으로 진행하더라도 환자 본인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는 다른 폐렴과는 매우 다른 특이한 소견을 보인다. 그 중 하나가 환자는 폐렴이 있는데도 별로 심하게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의료진이 폐 사진을 보면 하얗게 변해 깜짝 놀라는데 환자는 별 증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입국한 중국인들이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고 해도 무증상일 경우 공항에서 발견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대구 시내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발견된 날짜와 지역. 중국관광객들이 코로나19가 창궐한 1월~2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대구에 방문해 면세점을 비롯해 주요 관광지와 식당·카페활보하고 다녔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잠복기가 38일로도 확인되고 있다. 즉 최소 1월 초부터는 정부와 대구시가 중국인 입국제한을 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천지일보 2020.2.29
대구 시내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발견된 날짜와 지역. 중국관광객들이 코로나19가 창궐한 1월~2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대구에 방문해 면세점을 비롯해 주요 관광지와 식당·카페활보하고 다녔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잠복기가 38일로도 확인되고 있다. 즉 최소 1월 초부터는 정부와 대구시가 중국인 입국제한을 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천지일보 2020.2.29

◆ 대구국제공항 중국직항로 통해 다수 유입

특히 대구국제공항은 저가여행을 즐기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사실상 가장 먼저 위험 장소로 구분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가 고스란히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1월 부산 신세계면세점을 제한하자 중국 관광객 상당수가 대구면세점 등으로 몰리면서 이미 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사고 있었다.

지난 1월 31일 칠성고라이프는 “부산으로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산 내 면세점이나 다중이용시설에 가지 못하고 입장제한이 없는 대구 지역으로 관광을 오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7명으로 늘어나면서 중국인 포비아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구 동성로와 약령시, 근대골목 등 관광지에 중국인 관광객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고 알렸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오후 1시 20분 대구 중구 계산성당 앞에서는 십여명의 사람들이 계산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이었는데 이들 중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은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계산성당 인근에서 근무한다는 A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1~2대 보이던 대형 관광버스가 이번주부터 5대부터 많이는 8대까지 이곳에 정차했다”며 “우한 폐렴 발생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고 2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마스크도 끼지 않은 중국인이 밖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불안하다”며 “대구시가 여행사 등을 통해 중국 관광객의 불필요한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구를 방문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이달 14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기념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천지일보 2020.2.29
대구를 방문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이달 14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기념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천지일보 2020.2.29

◆ 1~2월 대구 전역 누비고 다닌 중국인 관광객들

1월 말 대구지역에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의 이동 동선은 어떨까.

천지일보가 그간 언론보도와 중국인 SNS를 추적한 자료를 토대로 제작한 지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이 다녀간 지역은 1월 14~20일 계명대 성서캠퍼스, 이월드, 문화예술회관 팔공홀, 시민안전테마파크, 방짜유기박물관, 치킨체험테마파크다. 이어 1월 26일에는 거송갈비찜, 1월 28일에는 한일극장 앞을 지났다. 1월 말에는 서문시장, 김광석길, 신천스케이트장, 앞산카페거리, 약령시 근대골목 등에 방문한 것으로 발견됐다.

중국인 관광객 방문은 2월에도 이어졌다. 3일 한일극장 앞과 인근 다이소 앞, 8일 228공원, 11일 228공원과 의료선교박물관, 13일 그랜드호텔 스타벅스, 14일 중앙로 교보문고 등을 돌아다녔다.

지도에 표기된 빨간색은 중국인 관광객 주 방문지를, 파란색은 고위험군 지역으로 중국인이 많이 찾는 곳을 가리킨다.

중국관광객들이 코로나19가 창궐한 1월~2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대구에 방문해 면세점을 비롯해 주요 관광지와 식당·카페활보하고 다녔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잠복기가 38일로도 확인되고 있다. 즉 최소 1월초부터는 정부와 대구시가 중국인 입국제한을 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중국인 관광객 중 무증상 바이러스 감염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대구 지역 전역에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특히 반월당 지하상가를 중심으로 반월당역과 중앙로역에 이르기까지 지역은 지역 주민들이 자주 왕래하는 장소여서 심각성을 더한다.

29일 기준 한국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는 총 2931명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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