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국민의 인기를 근간으로 하는 정치가 국민을 모른다. 국민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여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기본적인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 길게 멀리 보는 정치가 없고 눈앞에 인기에 집착하는 정치로 띄엄띄엄 국민의 수요를 읽으려 하니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는다. 정치인들은 그들의 안위에만 집착하고 띄엄띄엄 국민을 바라보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고 국민들은 정치는 나 몰라라 투표권 행사도 하지 않다가 자신에게 불합리한 일이 닥치면 정치를 바라보니 양자의 이견차이는 갈수록 커진다. 정치적 양극화가 사회적 양극화에 못지않은 간극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정보와 기술은 지구 반대편의 소식을 몇 초 만에 전달하고 온라인으로 바로바로 고객의 요구가 전달되는 세상에 유독 정치는 소통이 어렵다. 각 정당이나 행정부, 청와대까지 홈페이지를 만들어 국민에게 자신의 활동상을 알리고 국민의 의견을 알고자 참여 코너도 만들어 놓았지만 형식적인 것인지 서로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일반 회사에서는 다양한 아웃소싱 인력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치적으로 멀리 떨어져도 원하는 작업사항을 전달하면 이에 해당하는 작업들이 완료되어 파일로 전송되고 해당 파일은 다시 본 작업에 합류돼 원하는 이미지를 만나게 된다. 발달된 기술들은 이렇게 작업자의 위치를 상관하지 않고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능력만 있으면 언제든 서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행정적인 면에서도 굳이 주민센터나 구청을 찾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는 민원들이 많아져 편리해졌다. 그런데 유독 정치는 국민과 소통이 되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인 국내외 불경기로 일자리를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에 비유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이 제때 원하는 일자리를 잡는 것이 매우 힘든 상황이다 보니 정부는 공모전까지 해대며 일자리 만들기에 급급하다. 각종 지원책들이 만들어졌고 그들을 고용하는 기업에 대한 특혜도 주어졌다. 그런데 이젠 청년들에게 금전적 지원까지 하게 된 것이다. 구직을 원하든 안하든 나이만 되면 돈이 통장으로 입금되는 것이다. 된다, 안 된다, 말들은 많았지만 결국 서울시가 실행에 옮겼고 정부는 직권취소 공방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느닷없이 고용노동부가 취업성공패키지 참여 청년들에게 현금을 지원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름만 달랐지 청년들에게 공돈을 뿌리는 것이다. 무엇을 원하고 있는 것인지 정부나 지자체 그들마저 소통이 원활히 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수혜자가 되는 청년들은 어떤 생각일까?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갖게 할 생각이 있는 것인가? 경기가 부진하니 기업들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지 못하고 있어 인력감축을 하고 기회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갑자기 일자리가 늘어날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 자격만 되면 현금이 쥐어지고 취업패키지에 참가만 하면 현금이 쥐어지니 눈높이가 높아진 청년들이 쉽게 취업을 할 수 있겠는가? 풍족하게 자란 그들은 3D직업은 배제하고 쉽게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원하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자리가 쉽지 않음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만족하고 있음에도 조건만 만족하면 주어지는 현금은 그들에게 정규일자리를 갖는 일은 더 요원하게 할 것이다. 빵을 주는 것보다 빵을 만드는 기술을 알게 하라는 말은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과잉보호에 필요성을 잃어버린 그들에게 필요를 깨닫게 하고 정상적인 궤도를 알려줘야 함에도 달콤한 캔디로 현실을 잊어버리게 한다면 향후 더 어렵게 청년들의 일자리 과제를 풀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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