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청소년들은 대학이란 문턱을 넘기 위해 하나같이 입시에 올인하고 학년기가 지난 청년들은 괜찮은 일자리를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로 스펙을 올리는 중이다. 기업들은 어떻게든 히트작품을 만들려고 연구에 몰입하기 보단 가능성 있는 카피제품을 찾아내기 혈안이고 내실보다는 당장의 실적을 만들어 내기에 급급하다. 오랜 시간 노력하고 투자하는 기다림보다는 빨리빨리 그리고 그 빨리에 견줄 수 있는 눈에 띄는 성과에 연연하다 보니 우리 사회는 정도보다는 편법이, 내실보다는 외모에 눈길을 주게 되었다. 그러한 사회는 사람들과 문화를 변화하게 만든다.

외세에 민감한 청년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읽어버렸고 이에 맞추기 위해 화려한 외모를 강조하려고 다양한 스펙에 경쟁적으로 외모를 가꾸기 시작했다. 자신의 주제를 파악하기보다는 사회가 원하는 눈높이에 맞추려고 자신은 선호하지 않는 공부를 하며 기능을 추가하고 태어난 얼굴도 칼을 대며 바꿔낸다. 그리고 번드르르한 회사에 이력서를 던지며 자기 합리화에 빠져 버린다. 그러다 용케도 취업에 성공하면 자신의 기호와 너무도 다른 일과 사람들 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퇴사의 결정을 내린다. 그렇게 적응하지 못하는 청년들은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자신은 능력이 많은데 우리 사회가 썩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며 태생론을 거들먹거리며 이 땅을 지옥이라 표현한다.

젊은이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마찬가지이다. 열심히 노력하여 흘린 땀의 결과물로 재산을 늘리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투자로 일확천금을 노리며 전 재산은 물론 빚까지 지며 부자가 되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쉽게 경기가 따라오지 않자 환경 탓을 하며 이 땅에 살고 있음을 비관한다. 우리 사회구성원은 이렇게 정도보다는 편법에 익숙해져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뒤늦게 발전을 도모하다 보니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고 그러다 우연찮은 기회에 특정재산의 재화가 빠르게 늘어난 것뿐인데 그것이 노하우인 양 모두가 따라하다 보니 무엇이 옳은지 길을 놓쳐버렸다.

주체성이 반듯하면 무엇이 옳은 길인지 어느 순간에도 분명하게 짚어낼 수 있다. 정도가 아닌 편법을 노리니 주체보단 가변성에 집중하고 그러다 보니 길이 아님에도 고집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나 우연은 우연일 뿐이다. 정체성을 잃으면 많은 것들이 제 길을 잃고 결국에는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우리는 발전을 위해 이것을 잠시 놓아두었다. 이제 이것을 깨쳐야 한다. 땀을 흘리며 노력을 다하는 끝에 만나는 행복이 정석이어야 한다. 우리가 정도를 놓고 있는 사이 외국기업 및 외주 노동자들이 기회를 독점하고 있다. 그들에게 이 땅은 정보통신 인프라가 빵빵한 기회의 땅이다. 내국인들은 지옥이라 부르지만 그들에겐 천국이 되어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살아간다. 내국인보다 더 높은 급여를 받으며 꿈을 향해 질주하는 그들은 자신들보다 더 낮은 급여를 받고 있음에도 소비 규모는 더 크고 좋은 차에 좋은 집을 꿈꾸며 불평만 해대는 우리가 마냥 신기하게만 보일 것이다.

남의 것은 항상 더 좋아 보이기 마련이다. 자신의 환경과 가능성을 짚고 그 다음에 목표를 잡는 것이 현실구현이 가능한 실용적인 목표이고 이에 따른 실천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개인이나 정부 모두 외모 치중에만 급급하다. 번드르르한 외모가 먹히는 경우는 한두 번이다. 결국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력이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 명목적으로 대우하는 겉모습에 치중하지 말고 실속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생각할 때다. 또한 상대가 보이는 겉모습이 아닌 그들의 속내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속내를 모르고 휘두르는 겉모습에 말리다 보면 알맹이 없는 거래에 오래도록 후회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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