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수사에 사업 차질 현실화
유통·서비스·화학 타격 커
호텔롯데 상장 연내 힘들듯
악재 속 경영권 분쟁 재점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해외 출장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검찰이 롯데그룹의 대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펼치면서 당분간 경영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다. 특히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신동빈 회장의 3대 성장엔진인 유통·서비스·화학이 큰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이 승기를 잡았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도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격으로 다시 혼돈 양상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우선 신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면세점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6월 말 예정됐던 호텔롯데의 상장이 7월 21일로 연기됐다.
최근 검찰이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비롯해 계열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펼치자 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호텔롯데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연내 상장은 물 건너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호텔롯데 상장 철회로 인해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8월 약속했던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중단되게 됐다. 신 회장은 당시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의 기업 국적 논란이 제기됐을 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롯데의 상장을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연말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재승인 심사를 앞둔 가운데 신영자 이사장의 면세점 로비 의혹 사건으로 생긴 부정적 인식 때문에 재개장을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은 검찰 압수수색이 진행된 지난 10일, 2조 7000억원 규모의 미국 석유화학 업체 액시올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이 역시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통·서비스와 함께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던 화학사업이 차질을 빚자 신 회장이 크게 아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부 유출’ 논란이 부각되는 것도 신 회장에겐 부담이다.
롯데그룹 측은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일본 주주회사에 배당된 금액은 1% 정도에 불과하다”며 국부 유출 논란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검찰의 수사 등 여러 가지 악재 속에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있던 신 전 부회장도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기다렸다는 듯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행보를 적극 펼치고 있다.
신동주·동빈 형제는 이달 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두고 세 번째 표 대결을 펼친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후 앞선 두 차례의 주총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번 주총은 신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이 검찰 수사 등 대형 악재를 만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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