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세번째 주총 표대결
‘檢 악재’로 동주 승리 자신
경영권 장악한 신 회장 유리
종업원지주회 표심 ‘안갯속’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롯데그룹 경영권을 좌우할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열린 주총 표 대결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을 두 차례나 꺽은 바 있지만 상황이 예전과 달라 승리를 예측할 수 없다.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으로 신동빈 회장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어 주총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종업원 지주회의 표심이 이번에도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줄지가 주목된다. 두 형제는 주총을 앞두고 일본에서 종업원 지주회의 표심을 얻으려 활발히 ‘물밑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을 마친 뒤 지난 16일 일본으로 건너가 25일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준비해왔다. 롯데그룹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해외 출장 중 입국하지 않은 채 곧장 일본행을 택한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도 지난 12일 일본에 건너가 주총을 준비해왔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자신에 대한 이사 선임안과 함께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할 것을 홀딩스에 요구했다.

특히 그는 검찰의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 등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검찰 수사를 빌미로 그룹의 위기를 신 회장의 책임으로 몰아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겠다는 각오다.

신 전 부회장은 이미 지난 15일 일본 내 홍보사이트를 통해 신동빈 회장에게 “즉시 한국으로 돌아가 의혹을 해명하라”고 압박했다. 또 롯데홀딩스의 쓰쿠다 사장에게도 “일본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회견을 개최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신동빈 회장 역시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에 열린 주총 표 대결에서 신 전 부회장을 제치고 이긴 바 있어 이번에도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일단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신 회장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5개 관계사(20.1%), 투자회사LSI(10.7%), 신격호 총괄회장(0.4%), 신 총괄회장 가족(6.7%), 롯데재단(0.2%)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의 지분은 1.4%, 신 전 부회장의 지분은 1.62%로 미미하다.

이 중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기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의 확실한 우호지분이다. 하지만 5개 관계사와 임원지주회 등은 신 회장의 우군인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의 영향력 아래 있다.

결국 롯데홀딩스의 2대주주인 종업원 지주회의 선택에 따라 롯데그룹 경영권의 운명이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자칫 신 전 부회장이 주총에서 승리하게 될 경우 신 회장이 경영권을 잃게 되는 것은 물론 비자금 수사에 버금가는 내홍을 앓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 회장이 주총에서 승리할 경우 ‘신동빈 원톱 체제’가 더욱 공고히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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