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평화 NGO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은 ‘평화교육’을 통한 평화문화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평화교육은 평화를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한 가치관 교육이다. HWPL 평화교육의 비전은 학생들이 평화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 정신을 함양해 평화문화를 전파하는 것이다. HWPL 평화교육은 머리에만 남는 지식·이론 교육이 아닌 학생의 전인적 사고를 길러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으로 전 세계 교육계에 충격을 줬다. 학생들은 평화적 가치를 배우고 내면화(의식의 흐름)함으로써 평화의 정신을 고양해 지역사회와 지구촌 시민에 평화의 문화를 전파하는 통로가 된다. 본지는 지구촌 곳곳에서 그간 진행돼온 HWPL 평화교육의 현장 소식(내용)과 반응을 조명해 집중 연재한다.

지난해 2월 12일 르완다 그루페 스콜레이어 마리 레인 르와자 학교에서 평화교육이 진행되는 모습.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지난해 2월 12일 르완다 그루페 스콜레이어 마리 레인 르와자 학교에서 평화교육이 진행되는 모습.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르완다 학교 교장들, 평화교육 필요 공감

2020년 필리핀 평화교육 발전포럼 참석

학교에 적극 도입… 3개 학교 도합 21회

재직 학교는 물론 주변 학교에도 소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2020년 9월 18일 르완다 교육계 인사들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HWPL 평화교육 발전 포럼’에 참석했다. 필리핀 고등교육위원회 위원, 교육감, 총장, 교장, 현직 교사들과 학생들을 주축으로 진행된 이 포럼에는 인도네시아, 네팔, 방글라데시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40년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를 정착하기 위해 HWPL 평화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필리핀의 사례를 들은 각국 참석자들은 고무됐다.

르완다에서도 그루페 스콜라 기훈데 학교의 프루덴스 무센지마나 사제와, 지 에스 사이아바가루라의 루하나미린디 프랑수아 교장, 루하나미린디 프랑수아의 길버트 마니쉼위 교장 등이 참석해 큰 감동을 받았다. 이후 이들은 11월 28일 ‘평화, 아동의 권리에 대한 최선의 보호’라는 주제로 진행된 웨비나에도 참석했다. 이들은 평화교육을 주변 학교에도 알리고, 그들이 시무하는 학교에서도 평화교육을 도입해 결실을 얻어내기 위해 열성을 다했다.

지난 2022년 3월 29일 르완다 그루페 스콜레이어 마리 레인 르와자 학교에서 평화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지난 2022년 3월 29일 르완다 그루페 스콜레이어 마리 레인 르와자 학교에서 평화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작은 불씨는 크게 타올랐다. 르완다 학교들이 하나둘 HWPL평화교육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3년 12월 기준 르완다의 7개 학교가 HWPL 평화교육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각각 그루페 스콜라 기훈데 학교, 키쿠치로 아파데 학교, 그루페 스콜레이어 마리 레인 르와자, 그루페 스콜레이어 사이아바가루라, 리드힐 학교, 이리바 아카데미 등이다.

◆“다양성‧조화‧공존 깨닫게 해줘”

2021년 6월 4일에는 HWPL 평화교육 시범교육이 르완다 키칼리 지에스 지소지 원 학교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 학교 교사 은야벤다 쟝 뱁티스트를 포함한 43명이 참석했다.

이 교육은 지에스 지소지 원 학교 학생들에게 HWPL 평화교육 커리큘럼의 평화교재 제1과의 주제를 깨닫는 체험을 하도록 도왔다. 제1과에서는 다양성을 갖고도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자연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고,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하기 위한 평화교육이 이뤄졌다.

 지난 2022년 2월 12일 르완다 그루페 스콜레이어 마리 레인 르와자 학교에서 평화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지난 2022년 2월 12일 르완다 그루페 스콜레이어 마리 레인 르와자 학교에서 평화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어떤 그릇이 우리 삶에 가장 유용할까요.” 교사의 질문을 받은 학생들은 주변의 그릇들을 보면서 비교하고 어떤 게 가장 중요할지 따져보기 시작했다. 저마다 다른 답이 나왔고, 답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어떤 모양이든 그릇은 저마다 쓰임새가 있다는 점이었다. 학생들에게 깨닫게 할 것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모든 다양한 존재가 가치가 있고 조화를 이루며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강의는 그룹으로 나눠 자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성, 조화, 공존에 대한 예시를 찾아보고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교육을 받은 학생과 참관한 교사 등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학생들은 모든 만물들이 다양성을 유지하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천지 만물의 본래 모습을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답을 찾게 됐다고 고백했다.

에미 니위테게카 학생은 “자연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며 생명을 살아가게 하는 다양성을 유지 시킨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깨달음을 나눴다. 다른 참석자인 셀린 무힘푼두 학생은 “협력과 공존은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서 평화를 위한 시발점이 됨을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벱티스트 교사는 “협력은 조화를 이루는 과정으로써 필수적”이라면서 “존중은 매우 중요하고 조화도 또한 중요하다. 모두가 차별 없이 서로의 친구가 돼야 하고 전 세계에 평화를 전파하기 위해 함께 평화의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5월 30일 르완다 지 에스 지소지 원 학교에서 평화교육 시범교육이 진행된 후 참석자들의 모습.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지난 2021년 5월 30일 르완다 지 에스 지소지 원 학교에서 평화교육 시범교육이 진행된 후 참석자들의 모습.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평화’ 개념 구체적 명료한 평화교육

지난해 4월 13일에는 9명의 평화교사를 양성하는 교사양성교육이 진행됐다.

평화교육은 그루페 스콜레이어 마리 레인 르와자에서 12회, 지 에스 사이아바가루라 7회, 지 에스 지소지 원 학교 2회 등 커리큘럼이 각 학교에서 계속되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을 듣기 전후 깨달음이 달라졌다. 일테면 ‘왜 법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학생들은 수업을 듣기 전에는 일반적인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답변했지만 수업 후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답변을 할 줄 알게 됐다. 학생들은 수업 후 “안전을 보장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며, 정부로부터 시민의 권리를 보장한다” “모든 사람이 법의 기본을 이해하고 준수하여 평화로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을 했다.

지난해 4월 13일 르완다 평화교사교육 세미나에 참석한 교사들이 행사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지난해 4월 13일 르완다 평화교사교육 세미나에 참석한 교사들이 행사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또 평화시민과 관련해 수업을 듣기 전에는 “이 평화교육을 통해 평화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누구나 평화의 시민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지만 수업 후에는 “평화의 시민들은 평화의 전령이 되어 무장세력과의 전쟁을 막고, 평화적 수단으로 다양한 갈등을 해결하는 지도자가 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들은 평화와 전쟁의 중단을 위해 그들의 나라의 지도자들과 시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평화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실질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교사들이 느끼는 바도 컸다. 평화교육 진행 후 한 교사는 “평화의 시민들은 군대로부터 전쟁을 막는 역할을 수행한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갈등을 해결하는 리더가 된다”고 답했다. 다른 교사는 “시민 평화 건설자들은 정치적 문제를 다룰 수 있고 공식적인 평화 협상가들은 인도주의적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평화를 향한 진전이 가능하기 전에 그룹을 나누는 고통스러운 문제들이 대화로 맞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13일 르완다 평화교사교육 세미나에 참석한 교사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지난해 4월 13일 르완다 평화교사교육 세미나에 참석한 교사들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제공: HWPL 평화교육부) ⓒ천지일보 2024.02.01.

또 다른 교사는 “유엔헌장 제1조에서 평화가 깨질 수 있는 분쟁이나 상황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하며 정의와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치주의에 따라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유엔의 목적 중 하나다”라면서 유엔의 역할을 언급하기도 했다.

◆50만명 사상자 발생한 내전 겪은 르완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중동부이자, 적도 이남의 내륙에 있는 공화국이다. 수도는 키갈리이다. 르완다는 3개의 뚜렷한 인종 구분이 된다.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후투족, 나일 원주민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되며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투치족, 피그미 계통의 트와족이다. 역사적으로 소수 투치족이 다수 후투족을 지배해오며 반목했고, 1990년 이후 르완다 내전이 일어나 5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1인당 국민총생산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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