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정국 주도권 격돌
野, 28일 특검법 처리 예고
與 ‘거부권 행사 건의’ 가닥
이태원 특별법도 진통 여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추석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추석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여야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다루는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살얼음판 위를 걷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별법을 총선 정쟁용이라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강행 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국회는 극한 대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가 28일 본회의를 앞두고 공식 취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김건희 특검법 문제가 첫 정치력 시험대가 될 예정이다.

현재 양당은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한 지명자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국 주도권을 쟁탈하기 위한 수 싸움이 치열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건희 특별법의 경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숙려기간을 모두 채운 만큼 28일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에서 특검법을 단독 처리할 경우 국민의힘에서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특검법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처리된다.

김건희 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해 특검이 본격 출범하면 총선 당일까지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정치권의 주된 쟁점으로 재점화될 것으로 보이며 국민의힘은 총선을 치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9.

이와 관련해 한 지명자는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 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윤석열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도 “(특검법은) 반헌법적 악법”이라며 “이미 수사를 해서 혐의를 못 밝힌 사건이고 선거를 앞둔 정치공세기 때문에 당의 입장은 정리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특검법 시작 시기만 늦춰질 뿐 총선을 치르는 4월 10일까지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은 지속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한 지명자가 특검을 거부할 시 비대위를 출범한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당이 혁신을 위해 비대위를 띄웠으나 기존 체제와 다를 바 없는 ‘제 식구 감싸기’와 ‘내로남불’ 프레임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직적 당정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독소조항 제거, 선거 이후 특검 실시 내용이 포함된 조건부 수용안을 야당에 제시하며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상설특검법을 이용해서 김건희 특검법을 선제적으로 특검해 총선 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여야는 김건희 특검법뿐 아니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두고도 마찰을 빚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이태원 특별법을 본회의에 상정하려 했으나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진표 국회의장이 거부했다.

김 의장은 참사 진상을 규명할 특별조사위원회 특검 요구 권한을 없애고 법 시행 시기를 내년 4월 총선 뒤로 미루자는 중재안을 꺼냈으나 여야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이용균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두고 여야가 이달 초 본회의 처리를 잠정 합의함에 따라 정기국회가 정상화할지 관심을 쏠리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위로 짙은 먹구름이 끼어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이용균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두고 여야가 이달 초 본회의 처리를 잠정 합의함에 따라 정기국회가 정상화할지 관심을 쏠리고 있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위로 짙은 먹구름이 끼어 있다. ⓒ천지일보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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