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출가자 절반 이상 급감
총신대 신입생 첫 미달 사태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젊은 신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한국 종교계의 현실이 심각하다. 불교와 천주교의 경우 새 출가자와 교구 신학생 수가 10년 새 절반 가까이 급감했고, 한국교회 주요 교단 신학대학원들의 신입생 정원 미달 현상은 갈수록 심화돼 교단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젊은 신자들의 감소는 곧 예비 성직자 감소로 이어져 ‘종교절벽’이 머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최근 언론 보도 통계 중 일반사회에 관련된 내용만 따로 뽑아 종교별 예비 성직자 감소 실태를 파악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개신교뿐만 아니라 불교와 천주교 역시 신자들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실정이다. 종교절벽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목사, 신부, 승려 등 종교별 성직자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불교계에 입문하는 젊은 승려의 감소폭은 처참하다. 국내 불교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경우 출가자 수는 2000년 528명에서 2010년 287명, 2020년 131명, 2022년은 61명으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2022년의 61명은 2010년 대비 79% 감소한 수치며, 2020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올 상반기 수계교육을 받은 예비스님은 45명에 그쳤다.
천주교 신부를 지망하는 신학생 수 역시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천주교 교구의 신학생 수는 2013년 1285명에서 2022년 821명으로 10년 새 36%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출가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개신교 신학대학원의 신입생 충원 현황에 따르면 총신대학교를 비롯해 대부분의 주요 교단 신학대학원(신대원) 신입생이 정원 미달인 것으로 파악됐다.
총신대학교는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목회학 석사 과정 신입생 343명(특별전형 포함)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321명에 그쳤다. 이는 1980년 개교 이래 첫 미달 사태다. 이외에 2023학년도 신학과 정시 모집에서 목원대‧칼빈대‧협성대‧고신대 등도 정원 미달이었다.
유일하게 장로교신학대학교(장신대) 신대원만이 유일하게 지원자가 입학정원을 넘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신대원 정원을 감축한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주요 교단 신대원 신입생 모두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원인으로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우선 꼽힌다. 아울러 한국 국민의 종교에 관한 인식이 달라지는 등 여러 이유로 한국의 탈종교화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종교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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