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인, 방주 모형 기증 의사
보수·운송에 최대 70억원 소요
제작비보다 큰 운반비 등 과제
불교 측 비판 쏟아내 난관 예상

요한 휘버스가 제작한 노아의 방주와 요한 휘버스(작은사진). (출처: 연합뉴스, 뉴시스)
요한 휘버스가 제작한 노아의 방주와 요한 휘버스(작은사진). (출처: 연합뉴스, 뉴시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세계적인 구조물로 유명한 네덜란드 ‘노아의 방주’가 내년 한국에 설치될 가능성이 생겨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작자 네덜란드 건축가 요한 휘버스(66)가 구원과 평화의 상징이 된 방주를 유일 분단국가인 한국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서다. 이 방주는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재현한 구조물이다. 2017년부터 방주를 한국에 가져오려고 했으나, 여건이 되지 않아 무산됐다가 최근 한국노아의방주유치위원회(방주유치위·노아스페이스, 회장 박두호)가 나서면서 사업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분단국가 한국에 기증하고파”

최근 방한한 ‘노아의 방주’ 제작자 휘버스씨는 지난 1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아의 방주가 세계 유일 분단국인 한국에서 세계평화의 메신저의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기증의사를 밝혔다. 휘버스씨는 “남북한 평화에 대해 생각했다. 그게 바로 ‘노아의 방주’가 이 나라에 오는 목적이고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노아의 방주는 길이 125m, 너비 29m, 높이 23m, 연면적 약 1만 6528㎡(약 5000평), 무게 약 3000t 규모의 초대형 목재 구조물이다. 방주 내부에는 1000명이 동시에 예배할 수 있는 공간과 400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거대한 지붕 아래 갑판에는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1600여종의 암수 동물 모형까지 설치돼 있다.

이 방주는 당시 제작에만 58억원(약 420만 달러)이 들었다고 한다. 선박의 형태로 지어졌지만, 자체동력이 없어 바지선 등으로 운반해야 한다. 운반비, 보수비, 설치비를 따지면 약 7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방주는 2012년 완성돼 네덜란드에서 수년간 유료 입장 시설로 운영됐지만, 현재는 폐쇄된 상태로 네덜란드 남서부 해상에 정박 중이다.

한국노아의방주유치위원회(방주유치위·노아스페이스, 회장 박두호)은 “한국에서 새로운 노아의 방주를 만들면 약 380억원이 든다”며 네덜란드에 있는 이 방주를 가져오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비용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전했다.

노아스페이스는 TF팀을 구성, 이르면 내년 상반기 한국에 도착하게 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으로 들어오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는 것에서부터 장거리 운송을 위한 법적제약 등이 산재해 있어 무사히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이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또한 불교계 측에서 보수·관리비용을 들이면서까지 기독교 구조물을 유치해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들을 쏟아내고 있어 설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경 속 노아의 홍수사건과 방주

노아의 홍수는 약 4400년 전 사건이다. 한국사와 비교하면 고조선 건국(4353년 전 건국) 즈음에 일어났다. 성경에 따르면 노아는 하나님의 지시를 받아 대홍수 심판을 대비하기 위해 방주를 만들고, 자신의 가족과 여러 동물을 이 방주에 태워 대홍수 속에서 살아남았다.

구체적으로 창세기 7장을 보면 노아의 홍수는 노아가 600세 되던 해 2월 17일에 시작됐고 40주야를 비가 쏟아졌다. 그로 인해 물이 150일간 창일했고, 7월 17일에 방주가 아라랏산에 머물렀다. 물이 점점 감해 10월 1일에 산들의 봉우리가 보였다. 다시 40일을 지나 (11월 10일경) 노아가 방주의 창을 열고 까마귀를 놓았고 까마귀는 물이 마르기까지 지면을 왕래했다. 노아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비둘기를 방주에서 내보냈다. 첫 비둘기는 온 지면에 물이 있어 접족할 곳을 찾지 못하고 노아에게로 돌아왔다. 두 번째 비둘기는 감람 새 잎사귀를 물고 돌아와 노아가 물이 감한 줄 알게 됐다. 세 번째 비둘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머무를 곳이 생긴 것이다.

노아가 601세 되던 해 1월 1일 방주 뚜껑을 열고 보니 지면에 물이 걷혔다. 그해 2월 27일에 땅이 마른 것을 보고 하나님의 명에 따라 드디어 방주에서 나온다. 홍수가 시작된 지 무려 1년 10일 만에 방주에서 나왔다고 기록돼 있다. 노아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이라 믿고 방주에 탔던 사람은 노아와 부인, 세 아들과 며느리 이렇게 8식구뿐이었으며 그들만 구원받았다.

그러나 세상에는 노아의 방주를 하나의 신화처럼 여기는 자들이 많다. 이에 휘버스씨는 “하나님이 실재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며 방주 프로젝트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1992년 네덜란드에 홍수가 범람하는 악몽을 꾼 것이 계기가 돼 방주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