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 전년比 4.9% 높아
외국계 위스키 기업 제품가↑
맘스터치·맥도날드, 인상 예고
“원자재·물류비 가격 상승 탓”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08.02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둔화세를 보이던 먹거리 물가가 유제품, 햄버거, 맥주 등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부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9% 오른 118.34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7.6%) 이후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도 지난 6월 7.5%를 찍었다가 이후 7월 6.8%, 8월 6.3%, 9월 5.8%로 3달 연속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이달 들어 우유·아이스크림을 비롯한 유제품에 맥주, 햄버거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진정세를 보이던 먹거리 물가 불안이 다시 커지는 추세다.

식품·외식업계는 가격을 조정함에 있어 원부자재 및 물류비,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인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고공행진하는 물가로 업체별 간담회를 통해 가격 인상 자제를 지속 요청하고 있고 이러한 압박에 업계는 눈치를 보고 있으나 최근 지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전쟁 등이 겹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일부터 낙농진흥회가 올해 인상된 우유 원유 가격을 적용함으로 원유 가격을 1ℓ당 88원(8.8%) 올림에 따라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빙그레 등 유업계도 일제히 유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맥주·위스키 가격도 올랐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인 지난 11일부터 카스·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외국계 기업인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달 조니워커 블랙 판매가를 편의점 기준 6만 9900원으로 14.8%,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글렌피딕 가격을 10만 9000원으로 5.8% 상향 조정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 12년산 가격을 5만 3100원으로 10.9%, 로얄살루트 21년산은 37만 2900원으로 8%가량 올렸다.

햄버거 가격 인상도 예고돼 있다. 맘스터치는 닭가슴살 공급 불안정으로 인한 원가 폭등 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오는 31일부터 닭가슴살 패티를 사용하는 버거 4종 가격을 300원씩 올린다. 평균 인상률은 약 5%다.

휠렛버거는 4400원에서 4700원으로, 화이트갈릭버거는 4900원에서 5200원으로, 딥치즈버거는 4800원에서 5100원으로, 언빌리버블버거는 5900원에서 6200원으로 조정된다.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를 비롯한 치킨이나 사이드 등 메뉴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

한국맥도날드도 오는 11월 2일부터 버거 4종, 맥모닝 메뉴 1종, 사이드 및 디저트 7종, 음료 1종 등 총 13개 메뉴 가격을 평균 3.7% 올린다. 한국맥도날드는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빅맥과 상하이 버거 단품 가격은 5200원에서 5500원으로, 불고기버거 단품은 2800원에서 3100원으로 조정된다.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이 오르고 음료 및 커피 품목 중에서는 아이스 드립 커피가 200원 인상된다.

맥도날드. ⓒ천지일보(뉴스천지)
맥도날드.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들 기업은 고물가·고금리 등의 지속과 원부자재 가격 및 물류비·인건비 상승, 전기·가스 요금 인상, 이번 이·팔 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는 등 복합적인 대내외적 환경으로 인해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처럼 먹거리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무리 먹거리 물가가 몇 달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해도 통계적으로 상승 폭이 줄었을 뿐 부담이 크게 줄어들진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8% 올랐으나 2년 전과 비교하면 15.0% 상승했다. 외식 물가도 1년 전보다는 4.1% 높지만 2년 전보다 16.1%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가공식품·외식의 2분기 물가 상승률은 각각 7.6%, 7.0%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평균(3.2%)의 두 배를 넘었다.

지난달 외식 부문 물가 상승률은 4.9%로 전체 평균보다 1.2%p 높았는데 이는 2021년 6월 이후 28개월째 평균을 웃도는 상황이다. 아울러 외식 부문 39개 세부 품목 중 물가 상승률이 평균 이상인 품목은 79.5%에 달하는 31개였고 전년 대비 물가가 하락한 품목은 하나도 없을 정도다.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도 올해 2분기를 기준해 전년 대비 2.8% 줄은 반면 가공식품·외식 등 먹거리 물가는 7% 이상 오르는 추세다. 이는 여윳돈이 줄었다는 의미로 주머니 사정이 더 안 좋아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고공행진하는 먹거리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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