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0t서 9배 늘어난 3만 1462t
원유 가격 인상에 유제품 가격↑
상대적으로 저렴한 PB제품 인기

[천지일보 세종=이진희 기자] 한 대형 마트에 우유가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21.11.17
[천지일보 세종=이진희 기자] 한 대형 마트에 우유가 진열돼 있다. ⓒ천지일보 2021.11.17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원유 가격 인상 여파로 우유·아이스크림을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국산 우유의 반값 정도인 외국산 우유의 수입량이 크게 늘고 있다.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2년 외국산 우유 수입량 자료에 따르면 외국산 우유 수입량은 2017년 3440t에서 2019년 1만 484t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후 2021년에는 2만 3284t, 2022년에는 3만 1462t까지 급증했다.

연도별 우유 수입량과 수입액을 면밀히 살펴보면 2017년 3440t(253만 달러), 2018년 4291t(311만 달러), 2019년 1만 484t(749만 달러), 2020년 1만 1476t(801만 달러), 2021년 2만 3284t(1651만 달러), 2022년 3만 1462t(2337만 달러)다.

올해 8월까지의 수입량도 2만 5427t(2117만 달러)으로 올해 말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작년 수입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산 우유의 경우 낙농가 보호 차원에서 매년 원유(우유의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비싸지는데 상대적으로 값싼 외국산 우유가 많이 들어온 것이다.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운다는 이희숙(가명, 40대, 여)씨는 “애들이 워낙 어릴 때부터 우유를 마시고 자라 지금도 다른 건 몰라도 우유는 많이 찾는다”며 “우유 가격도 마찬가지고 올해도 이것저것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 조금 더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것으로 찾고 구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1일부터 낙농진흥회가 올해 인상된 우유 원유 가격을 적용함으로 원유 가격을 1L당 88원(8.8%) 올림에 따라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빙그레 등 유업계도 일제히 우유 가격 인상에 나섰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나100%우유’ 1ℓ를 대형마트 기준 2900원대에 판매한다. 200㎖ 제품 가격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1.8ℓ 제품은 5550원에서 6200원으로 11.7% 상향 조정됐다.

남양유업은 ‘맛있는 우유 GT’ 900㎖ 출고가를 4.6%, 매일유업도 우유 가격을 4~6% 올렸다. 동원F&B는 유제품 가격을 평균 5% 상향 조정했으며 덴마크 우유는 2000원에 판매된다.

국산 우유는 1ℓ에 3000~4000원대로 외국산보다 2배 이상 비싼 수준이다.

특히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올해 각각 7.2%, 6.8%인 미국과 EU산 우유의 관세율은 매년 순차적으로 인하돼 오는 2026년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산 우유의 관세율이 0%로 떨어질 예정이다. 이에 외국산 우유 수입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가공품 재료로도 많이 쓰이는 외국산 우유의 수입 물량 대부분은 1개월 이상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한 멸균 우유다.

폴란드산 멸균 우유는 시중에서 한 팩(1ℓ) 기준 1600~1700원이면 구매 가능하다. 지난해의 경우 폴란드산 우유 수입량은 가장 많은 2만 3834t으로 76%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독일(1만 6296t, 1132만 달러), 이탈리아(1만 1329t, 914만 달러), 호주(6180t, 656만 달러), 프랑스(1366t, 112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산 우유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 우유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실제 지난 1~9일 CU의 PB 우유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48.8%, GS25은 41%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이달 ‘세븐셀렉트 굿민 흰우유(900㎖)’ 매출도 40% 신장했다.

CU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이 커지며 PB 우유 수요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가성비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원유 가격 상승으로 우유와 아이스크림에 이어 생크림 가격도 오르고 있어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순차적으로 생크림 200㎖~1ℓ 제품 출고가를 평균 5~9% 인상한다. 지난 6일부터는 이마트 등 대형마트 및 할인점에서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이에 대형마트에서는 매일유업 생크림 200㎖ 기준 2980원에서 3150원으로 5.7%가량 올랐다.

남양유업과 서울우유 등 일부 유업체도 인상 폭과 시기를 놓고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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