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우리나라에 인접한 중국과 일본은 고래로 우리의 역사와 함께했다. 지정학적 위치와 정치경제적 요소 때문에 이들과의 관계를 외면할 수 없는 운명이다. 이번 정부는 최근 성과 없는 외교로 한계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었는데 이미지를 개선해 볼 기회를 잡았다.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팽팽한 긴장 속에 있던 미국과 일본 그리고 북한에게 상당한 의미로 다가설 것이다.

중국에 간 박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특별한 예우를 받으며 정체되어 있던 한중일 관계에 시동을 걸어 줬다. 특히 북한과의 통일에 중국의 협력을 얻어냈고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로 일본을 회담 자리로 이끌어냈다.

최근 우리나라는 진보적인 다른 나라의 외교공세에 비해 소극적인 외교로 뒷북만 치는 모양새에 아쉬움이 많았다. 이목을 생각하거나 이권을 생각하다가 적시를 놓친 처세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는 외교에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 중국을 향하는 박 대통령에게는 여러 시선들이 혼재했다. 복잡한 정·재계의 사슬에 걱정도 많지만 일단은 중국과의 돈독한 사슬을 만들어 낸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북한의 견제 차원에서 또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말을 듣지 않는 아베정부를 컨트롤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목적하는 바를 얻기 위해 그들과 대화를 안 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의 안보 차원에서 또 경제발전을 위해서 한중일 3국의 협력은 필요한 일이고 중국과 일본이 자국의 입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이들의 견제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다.

특히 최근에 미국이 일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아베 총리가 뻔질나게 미국을 드나들며 연타로 선전을 하며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발목의 족쇄처럼 걸리던 전범국의 딱지도 떼고 일본 총리로서는 최초로 상하원 합동연설대에도 서 보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진출까지 시도하고 있다. 또 안으로는 안보법까지 개정하며 새로운 국면의 일본을 정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오로지 미국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 외교로 답답함을 보여 왔었다. 중국 역시 경제적 강대국으로 세계에 우뚝 섰고 군사 강대국으로서의 면모도 뒤처지지 않는다. 중국의 위안화 조정이 세계경제에 파급을 미칠 정도로 강력해졌고 자국이 화폐를 기축통화로 진입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는 전통적인 동맹관계만 돈독히 하고 움직이는 외교 판세를 읽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살 정도로 뒤늦은 대응을 해 왔다.

이제 새로이 물꼬를 튼 마당에 지혜로운 외교를 펼쳐 나아가길 바란다. 세계적 경기침체에 수년을 지체하고 있고 그동안 누려왔던 기반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판세를 먼저 읽고 임시변통이 아닌 전략적인 선제 전략과 전술로 상대국의 움직임을 읽어 그들의 목표를 제압하고 우리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외교를 펼쳐내야 한다. 시세를 읽고 전략이 있는 나라는 난세에도 이루고자 하는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다. 반면 전략이 없이 일희일비하는 나라는 목적하는 성과에는 근접하지도 못한 채 쇠망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충분히 활용해야 하고 주변을 견제해야 과거의 아픔을 또 다시 재현하는 비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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