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사무라이의 정기를 품고 오랫동안 몸을 움츠렸던 일본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야당과 국민들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베 정부는 안보법안을 통과시켰다. 전쟁 이후 70여년을 전수방위의 원칙을 고수했지만 이제는 이러한 위장을 내던져 버린 것이다. 이제 누군가 공격해 주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언제든 전쟁을 할 수 있다. 명분상으로는 동맹을 강화하고 국내외의 안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지만 그 말이 곧이곧대로 들려지지 않는다.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주변의 나라들 역시 이들의 안보법안에 반대했다. 혹여 또 다시 강력한 군대를 만들어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 외에도 일본의 군사강국화는 많은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러한 그들의 행보에 미국은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사실 근래의 일본은 상당히 적극적인 외교로 그 세를 넓히려고 하고 있다. 이에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고민하고 있던 미국은 적극 일본의 편을 흔쾌히 들어주며 이들을 견제할 심산이다. 아베는 이러한 양측의 수를 읽고 자신의 목적 하에 세를 확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이러한 변화를 결코 환영할 수 없는 입장이다. 고래로 그들과 엮인 고난의 역사가 말해 주듯이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나라이자 대륙으로 이어지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입지 때문에 언제고 그들의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안보에 절대적인 역할을 미군이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동맹은 우리에게 직접적 영향을 가져온다. 그리고 점점 팽팽해지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우리에게는 압력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복잡한 알력과 심산이 서려 있는 가운데 일본의 집단자위권의 확보는 그만큼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말로는 강력한 군대를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한다고 하지만 일본의 동맹국인 미국이 공격 받거나 지원이 필요한 경우 동맹국으로서 자동으로 개입되고 한반도의 유사상황이 발생하면 일본의 자위대가 출동할 테니 언제고 우리나라에 다리를 걸칠 일은 발생할 것이다. 만약 북한이나 중국이 국내 침입한다면 미국을 등에 업고 곧바로 군사적 개입이 가능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일본은 우리의 동의 없이 군대파견은 있을 수 없다는 대답을 하지만 전쟁이 일어난다면 군사지휘권이 없는 우리의 허락이 아닌 미국의 결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일본은 알다시피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경제대국이다. 이에 걸맞게 군사력 또한 세계적 수준에 이른다. 세계 최대 플루토늄 보유국이고 핵재처리 기술 1위의 국가이다. 이들이 가진 세계 최고의 중공업 회사들은 언제라도 바로 군수물자를 양산하는 공장이 될 수 있다. 이에 일본의 안보법 통과는 결과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냥 일본이 답이 없다고 방관하기엔 그 영향력이 너무 크다. 외세의 강세 때문에 우리의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러한 난세를 헤쳐나가려면 지혜로운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동북아의 패권을 장악하고자 하는 일본의 수를 읽고 이보다 앞서 그들의 수를 상쇄할 수 있는 수로 위기를 넘기며 한시바삐 우리의 힘을 키워내는 수밖에 없다. 선의로 도와주는 일은 없다. 동맹국이라고 너무 믿지 말아야 한다. 무언가 목적하는 것이 있기에 만사 제치고 도와주는 것이고 고맙다란 인사로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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