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무사안일의 천하태평한 공무원의 업무스타일을 대통령이 인정하고 이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는 임금체계가 시행될 예정이다. 직급과 호봉으로 구분되는 공무원들은 각자 직무에 따라 임금이 규정돼 있어 일을 많이 하는 사람과 적게 하는 사람의 구분이 없었다. 어떤 사람은 일이 유난히도 많은 직무를 맡아 야근까지 쉴 틈 없이 일하는 데 비해 어떤 사람은 민원도 적고 잠깐 수치만 봐주면 별달리 할 일이 없어 널널한 근무형태를 가짐에도 두 사람의 급여에는 차이가 없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확연히 다른 근무 스타일인데 현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더 실감할 것이다.

일하는 사람만 하고 안 해도 티가 안 나니 적당히 하고 그래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큰 탈이 일어날 일도 없으니 사회에서 보는 공무원직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직종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안일한 체계가 드디어 깨질 인사개혁이 단행된다. 이제 공무원들도 성과와 능력에 따른 차등 급여가 진행되는 것이다.

1년에 한 차례 지급되는 성과상여금이 아니라 일을 잘해서 성과가 좋으면 성과금을 누적해 다음해 성과금에 부가되어 더 강력한 성과상여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을 하는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일을 만들게 되고 우수한 성과를 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누구는 급여의 절반 이상을 더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된다. 그래도 가만히 있어도 받을 급여는 나온다고 공무원이 장땡이란 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성과를 내는 공무원은 확실한 성과가 지급되는 반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저조한 공무원은 벌칙의 규정도 있어 결코 과거의 편안함으로 안일한 근무태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오래된 철밥통의 공무원 인식이 이제야 깨질 것 같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 진행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민간에서는 있을 수 없는 공무원들의 근무형태는 깨지리라 본다.

경쟁의 시대에 홀로 경쟁을 비껴간 듯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다른 경영스타일을 지닌 공무원 체제는 그동안 비난의 중심이 됐다. 돈만 먹는 하마라는 말처럼 규모만 키우고 실속은 없다며 지속적으로 규모를 줄이라는 질책도 많았다. 이제 자체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성과급을 더 많이 주고 일을 못하는 사람들은 벌칙을 준다니 규모의 최적화를 향해 수렴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가만히 있어도 호봉이 올라가고 다른 사람이 올린 성과로 성과급이 배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한 만큼 성과급여가 추가되니 대기업 성과급이 부럽지 않은 공무원도 생겨날 것이다. 이는 공무원 스스로도 일의 의욕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백날 열심히 일 해봐야 똑같은 급여를 받는 체제에서는 솔직히 일에 대한 열정이 반감되는 것은 사실이다.

일 잘하는 공무원은 각 부서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받으며 일반 기업처럼 경쟁이 치열한 구도 내에서 능력개발 및 성과개발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으로 안착되길 바란다. 그래서 철밥통으로 인식되는 공무원이 아닌 능력있는 국가소속 사무원으로 선망받는 직종이 되어 나라의 미래를 밝혀 나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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