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수십년 동안을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또 악수하며 안아주다가 돌변하기를 반복한 남북 사이, 이제 양상이 좀 달라졌을까.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남북의 이야기는 뭐 먹을거리가 없나 하고 돌아보는 세계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DMZ의 지뢰폭발로 불붙은 남북의 신경전은 북의 포격으로 남북의 군대를 준전시체제 준비에 이르게 했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도발 방지의 자세를 보여 달라며 시작한 대북심리전 방송은 이제까지와 달리 북한을 달궈 놓았다. 양측은 팽팽한 시위를 당겨 보지만 결과적으로 양측이 얻는 이익은 없다. 오히려 엄청난 마이너스를 감당해야 한다. 혹여 어떻게 될까 반사이익을 노리는 강대국들의 입맛만 다시게 할 뿐이다.

무엇보다 단초를 만든 북한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수색로에 지뢰를 두었고 이로 인한 파장을 고려하고 행동할 것이다. 정전 이후로 우리는 참으로 많은 시간을 북한의 도발을 지켜봐야 했다. 웃으면서 대화하곤 돌아가서는 언제 그랬냐는 식의 도발로 항상 경계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한두 번이 아니다. 매번 속으면서도 매번 긴장한다. 이러한 도발을 겪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남북이 경제협력을 하고 있다. 개성의 공단은 오늘도 돌아가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고 대처해야 그들의 계략에 말리지 않는다.

항상 그래왔듯이 북한은 스스로의 존재를 과시해야 체제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게다가 그들은 이제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공산체제가 아닌가. 발달된 통신기술들은 이제 전 세계 곳곳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줄어드는 입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고 명령체계 안에 주민들을 두려면 이렇게 해야 그들이 살아 나갈 수 있다. 여기에 대한 우리의 대처는 나라를 위험에 빠뜨릴 만큼 휘둘려서는 안 된다. 국내외적으로 리스크가 많은 오늘의 상황에서 모든 인력이 북한의 도발에 투입되지 않고 이로 인한 영향력을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도발은 현재의 우리 상황을 더 코너로 몰아넣었다. 내수의 침체가 그리는 경사도를 완만하게 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 성장가도의 궤도를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도발은 흐지부지하게 봐주는 수준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웃으면서 뒤를 치는 그들의 수법대로 도발한 대가는 치르게 해야 한다. 우리는 분명 정전 중이고 그들의 행동은 선전포고를 능가하는 행동임에 틀림없다. 또한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인명과 물질적인 피해를 입혔으니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은 당연하다. 상투적으로 고위권의 회담으로 상징적인 협상에 머물 것이 아니다. 매번 그런 식으로 넘어가니 그들은 더 자극적으로 수위를 높여 우리를 유혹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다. 시대가 바뀐 만큼 도발의 방법도 바뀌고 있다. 이에 대해 감정적 대응으로 또 한 번 그들에게 만족감을 줄 것이 아니라 도발에 대한 후회를 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대화의 방법을 바꾸도록 해 더 이상 애꿎은 일반인들의 피해를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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