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환율상승
계절적 성수기 효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정유업계가 올해 유난히 춥고 긴 겨울을 보낼 전망이다. 

국제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여파 등으로 정유사의 수익창출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적자를 보이다가도 매년 추운 겨울인 4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로 통한다.

겨울에 난방용 기름 수요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오르기 때문에 앞서 싼값에 사들인 원유를 정제해 마진을 더 붙여 비싸게 국내외에 팔 수 있어서다.

하지만 세계경기침체로 석유제품의 세계적 소비량이 감소함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가하락으로 정유사는 대부분 중동 등에서 수입해온 비싼 원유로 만든 제품을 싸게 팔게 돼 그만큼 정제마진이 감소하게 된다.

정유 4사는 지난 3분기에도 주력사업인 정유부문에서 정제마진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정유사업에서 20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석유개발사업은 이 기간 영업이익 1214억 원을 올리며 분전했다. 결국 3분기 영업이익 488억 원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913억 원 늘어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GS칼텍스는 3분기 영업손실 14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를 기록했다. 정유사업이 164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쓰오일도 마찬가지로 3분기 영업손실 396억 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정유부문에서 186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6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등으로 정유사업 부분에서 발생한 적자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39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내 4대 정유사가 본업인 정유사업에서 기록한 적자는 모두 9711억 원에 이른다. 4분기를 거치면 1조 원대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또한 최근 상승하고 있는 환율도 자동차 등의 수출업체와는 달리 실적 개선에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정유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정유사는 제품의 원료인 원유를 100%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데 반해 정제과정을 통해 생산되는 석유제품은 전체의 절반 정도만 해외로 수출한다.

결국 환율상승으로 인해 수출가격을 올려 얻는 환차익보다 원유 수입에 지불하는 환차손이 더 커져 전체이익이 줄어든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3분기 흑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도 당기순이익에서는 환차손으로 인해 손실이 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비싸게 사들인 원유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와 경유를 싸게 팔아야 하는 실정인 데다 환율 상승에 따른 부정적 여파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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