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해운업계 큰 수혜… 디플레이션 우려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제유가의 계속된 하락이 한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근 국제유가는 급격히 떨어져 배럴당 60달러대로 추락했다. 3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각)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69.09달러까지 하락했다.

세계 원유 생산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로 결의하면서다. 같은 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마감가격은 직전 거래일보다 10.2% 폭락한 66.15달러로 5년 2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의 80%가량을 두바이유로 수입하는 우리나라에는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다. 유가가 하락하면 생산 비용은 줄어든다. 기업들은 생산 가격이 하락한 만큼 투자를 늘릴 수 있다. 제품가격을 낮출 경우 소비도 진작되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항공, 해운업계가 큰 수혜를 보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유가 하락과 더불어 여객과 화물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가계의 경우 유류비 부담이 줄어 소비 여력이 커질 수 있다. 유가 하락으로 수출입 교역 여건도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달에는 수출 가격이 2.9% 내려가는 동안 유가 하락으로 수입 가격(-4.2%)이 더 큰 폭으로 내렸다.

이렇게 되면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많아진다. 대외 교역을 통한 우리 국민의 구매력이 커지는 것이다.

저유가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원유가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유가 상승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가 하락은 보통 국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 1%대 초반대인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낮은 유가로 인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면서 수요 부진을 가속할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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