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오일뱅크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과 합작해 지난 25일 상업가동에 돌입한 연산 65만 톤의 대산공장 윤활기유 공장의 전경 (사진제공: 현대오일뱅크)

본업 실적 떨어지자 부업에 눈길… 하반기 시설 투자 적극 나설 전망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정유업계가 윤활유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력인 정유 사업이 석유제품의 정제마진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지속해서 줄어들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윤활유 사업으로 정유사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 등 3대 정유사는 올 상반기 윤활유 사업에서 388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3사의 정유 사업 영업손실은 6217억 원에 달했다. 본업의 실적부진을 부업으로 메우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정유 사업에서 1789억 원의 영업손실을, 윤활유 사업에서 1452억 원을 영업이익을 냈다. GS칼텍스는 정유 사업에서 2369억 원의 손실을, 윤활유 사업에서는 1181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에쓰오일도 정유 사업에서 2059억 원의 손실을, 윤활유 사업에서 1250억 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윤활유 시장 규모는 연간 2조 5000억 원 상당으로 GS칼텍스(17%), SK루브리컨츠(16%), 에쓰오일(12%) 등 국내 정유사가 4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쉘 등 외국계 정유사는 42%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13%는 유화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윤활기유 공장이 없었던 현대오일뱅크도 최근 윤활기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에 따라 석유정제뿐만 아니라 윤활기유 시장에서도 국내 정유 4사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5일 충남 대산공장에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사와 합작으로 연산 65만 톤의 윤활기유 공장을 준공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셸이 6 대 4의 비율로 합작한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하루 2만 배럴의 중유를 처리해 연간 65만t의 윤활기유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내수와 수출을 통해 연간 1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현대오일뱅크가 범현대가(家)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제품을 납품할 경우 단기간에 국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윤활기유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추출되는 것으로 자동차·선박 및 산업용 윤활유 완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윤활유 사업은 최근 중국, 인도 남미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윤활유 사업의 수익성이 높은 만큼 정유사들이 시설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하반기 윤활유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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