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LPG충전소에 택시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 충전소는 인근 충전소보다 가격이 1원이 싸서 택시가 몰려있다. (연합)

“택시 요금 체계, 현실에 맞게 고쳐야”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휘발윳값 급등에 이어 액화석유가스(LPG)도 다음 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택시업계가 울상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국내 수입회사에 프로판가스의 국제가격은 전달보다 160달러 오른 톤당 1010달러로, 부탄가스는 130달러 오른 1040달러가 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LPG 수입회사들이 이 같은 상승요인을 그대로 소비자가에 반영하면 내달 프로판 가격은 ㎏당 2236.88원, 부탄은 리터당 1193.00원으로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6월 가격을 경신할 전망이다.

이러한 LPG 가격 상승은 택시업계나 자영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은철(62, 남) 씨는 25일 “앞으로 LPG 가격이 더 오른다는데 걱정이다. 버스비를 인상하면서 택시비도 올린다고 했는데 버스비가 오른 지금 아직까지 택시요금에 대한 이야기는 나온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PG 가격은 자꾸 오르는데 택시 요금은 그대로 묶여 있다”며 “택시 요금 체계를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름값 상승으로 소비자들은 기름값을 아끼는 데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시 용산구 서계동에 있는 GS주유소에 들린 김형민(32, 남) 씨는 “주말에만 차를 몰고 나오는 편이며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인 김민석(33, 남) 씨는 “요즘 기름값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며 “회사차를 몰고 다니다 보니 회사에서는 싼 주유소를 찾아서 주유하라고 주문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기보다는 차 운행시간을 줄이는 데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서계동에 있는 SK주유소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요즘은 주말에 거리로 나온 차량 자체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그러다보니 주유소를 찾는 차량도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 3~5만 원대 수준으로 주유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은 예전에는 5~10만 원대로 주유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휘발유와 LPG 가격 추세를 결정짓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국제 석유시장에서 마감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008년 8월 4일 122.51달러를 기록한 후 최고치다. 이렇듯 국제유가가 급상승하는 것은 이란과 서방국가들의 갈등이 고조되는 데 있다.

특히 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분간 국제 유가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국내 기름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쳐 물가 상승압력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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