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이 25년 만에 방한하면서 교황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지난 6월 1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례 일반 알현 중 교황 전용 오픈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한 여성의 손을 잡아 주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교황즉위식 이탈리아 효과 790억원
브라질세계청년대회 효과 5500억원
교황방한효과 ‘5500억원’ 이상 기대
“자본주의 논리로 종교순수성 가려”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역대 교황 중 가장 청빈하고 인기 많은 교황이 방한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포춘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 지도자 중 1위에 오른 인물로 그의 일정은 2~3년 후까지 짜여있다. 국내 가톨릭계는 이렇게 바쁜 교황을 초청하기 위해 ‘아시아 청년대회’와 ‘시복식’이라는 명분을 찾아 교황청을 설득했다.

게다가 25년 만의 교황 방한인 만큼 가톨릭계는 물론 정부도 교황 맞을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 교황이 인종과 국경을 초월해 추앙 받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환대는 당연해 보인다.

덤으로 교황 방한을 통해 얻는 경제 효과만 ‘5500억 원’이 넘을 것이라고 하니 세월호 사건이후 침체된 대한민국 경제에 이만한 선물이 있을까 싶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 동안 의전차량으로 경차인 기아차 쏘울을 타고, 침대와 옷장, 탁자만 놓인 50년 된 주한 교황대사관 건물에서 묵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위이후부터 지속된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그에 대한 존경과 지지로 이어져 가는 곳마다 ‘교황특수’를 선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림픽특수보다 교황특수가 낫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스타 교황 가는 곳마다 ‘교황특수’

지난 2013년 3월 19일 오전 8시 30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교황 즉위미사를 보기 위해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습을 드러내자 광장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환호성을 지른 건 가톨릭 신자뿐만이 아니었다. 이탈리아 숙박업계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 역시 기쁨의 비명을 질렀다.

역사적인 교황 즉위 순간을 직접 보기 위해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바티칸 인근 호텔 객실은 모두 동이 났다. 이를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은 ‘불황에 빠진 이탈리아 경제에 내린 단비’라고 평가하고 “교황이 한 달 만에 5500만 유로(약 790억 원)의 경제효과를 냈다”고 보도했다.

교황이 지난해 7월 방문한 브라질 세계청년대회 경제효과에 대해 브라질 관광공사는 12억 헤알(약 5500억 원)로 추산한 바 있다. 이는 브라질에서 그해 열린 FIFA 컨페더레이션컵의 관광수입 7억 4천만 헤알(약 3370억 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교황 방한 효과 ‘5500억원’ 이상 기대

교황 방한과 관련해 국내 업계는 5500억 원을 넘는 ‘교황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방한 동안 공식 수행원은 300~400명이며 별도 경호원과 2700여 명의 내외신기자, 관광객, 가톨릭 신자 등을 포함해 10만 명 이상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기에 아시아지역 최초 방문 국가, 25년 만의 방한, 한반도에 통일 등 평화 관련이슈가 있는 점과 한국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크게 격상된 점 때문에 ‘교황특수’에 대한 전망은 매우 밝다. 무엇보다 세월호 이후 침체된 국내 경기가 이를 계기로 크게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 시복 미사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일대 호텔들은 이미 객실 예약률이 80%를 넘어섰다. 시청 앞 광장에 위치해 있는 프라자호텔은 일반 객실의 경우 동이 났다. 객실에서 시복 미사를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휴가철이면 서울 광화문 일대 호텔 객실이 텅텅 비는 것과 비교하면 호텔은 그야말로 ‘대목’을 맞았다. ‘교황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기업 중 일부는 당장의 이윤보다 브랜드가치 상승을 더 기대하고 있다.

교황 행사의 주관 통신사업자로 국내외 방송중계를 포함한 미디어 관련 서비스를 총체적으로 지원하게 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언제 다시 오실지 모르는 분이고, 종교지도자라는 점에서 금전적 이득보다는 무형의 효과를 더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청은 이번 방한 시 ‘교황이 전할 메시지에 크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교황특수를 기대하는 기업 관계자 중에 본래 방한 목적이 ‘아시아 청년대회’와 ‘시복식’이라는 사실을 알거나 교황이 전할 메시지에 관심을 갖는 이는 찾기 어려웠다.

이런 현상에 대해 대한민국전문가자원봉사연합회 김영배 이사장은 “교황특수에만 관심을 갖는 사회분위기는 자본주의 논리로 종교의 순수성을 가리는 느낌”이라며 “교황 방한이 종교의 본질과 순수성을 더 알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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