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이 6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 건너편에서 ‘교황님, 꽃동네 가지 마세요’라고 쓴 현수막과 손팻말 등을 들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음성 꽃동네 방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권유린․비리의혹․국가보조금 논란… “지나친 헐뜯기”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교황님의 한국 방문은 환영하지만, 음성 꽃동네 방문은 절대 반대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 중 하나인 충북 음성 꽃동네(이사장 오웅진 신부) 방문을 두고 이를 반대하는 장애인 관련 단체들의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애인복지시설 중 하나인 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속의 작은예수회(총원장 박성구 신부)는 지난 4월 음성 꽃동네 앞에서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5월에는 주한교황청대사관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에는 교황청이 있는 로마 바티칸으로 출국하기도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연대는 지난 5월 주한교황청대사관 근처, 6월 광화문광장, 8월 서울 명동성당 건너편에서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거듭 반대했다.

작은예수회가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이유는 “꽃동네가 국내의 (사회복지시설에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을 독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꽃동네와 오웅진 신부를 ‘한국판 마피아’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부동산 투기와 배임‧횡령 의혹을 사고 있고,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꽃동네 측은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됐다며 “작은예수회의 박성구 신부 측이 가평 꽃동네 예산 130억 원을 작은예수회로 달라는 부당한 요구를 계속하다 무산되자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정부 보조금을 놓고 장애인복지시설 간 싸움이 벌어진 꼴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을 사회와 격리해 시설에 수용하는 것이 ‘인권유린’이라고 주장한다. 연대는 “장애인을 격리하고 억압하는 장애인생활시설 ‘꽃동네’를 방문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시설 밖으로 나오기를 열망하는 수많은 장애인들의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꽃동네 방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7일(현지시각) “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한국주교회의가 원해 결정됐다”며 “교회 기관에는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답했다.

교황이 꽃동네처럼 가톨릭이 자랑할 만한 곳을 방문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복지사각지대를 방문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대표는 “꽃동네는 이미 성공한 복지 시스템의 ‘롤모델’로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교황이 우리 사회의 그늘지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수사 결과가 나왔는데 꽃동네를 둘러싼 비리의혹을 계속 지적하는 것은 지나친 헐뜯기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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