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5년에 시복된 79위 순교자들의 복자화. 현재 서울 명동성당 대성전의 왼쪽 앞 벽에 걸려 있다. (사진제공: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16일 광화문 행사장 50만 인파 몰릴 듯 … 사상 3번째
교황바오로 6세 “韓 순교자들, 현대사회 ‘신앙의 귀감’”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124위 순교자 시복식은 한반도에서 열리는 첫 시복식이다.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세 번째 시복식이다.

당일 광화문 행사장에는 최소 50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복식은 천주교에서 성덕이 높은 이가 선종하면 일정한 심사를 거쳐 성인(聖人)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추대하는 예식을 가리킨다.

첫 번째 시복식은 일제 강점기인 1925년(79위)에 열렸다. 당시 시복식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뮈텔 주교와 드망즈 주교가 곧바로 수행원도 없이 로마로 출발했다. 교통‧통신이 좋지 않아 시복식이 열리는 날짜도 몰랐고, 3월 17일에 출발해 3개월 만인 6월 17일에서야 도착했다. 시복식은 7월 5일 열렸다. 시복이라는 용어도 없던 터라 당시 국내 신문은 ‘순교자 표창식’이라 표현했다. 한국인은 한기근 신부와 장면, 장발 형제 단 세 사람만 참석했다.

두 번째 시복식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인 1968년(24위)에 역시 로마에서 열렸다. 이 시복식에는 한국에서 전세기로 도착한 순례단 136명이 함께했다. 미사 주례는 당시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대주교가 교황 대리로 맡았다. 이때 교황 바오로 6세는 강론에서 24위의 한국 순교자들에 대해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신앙의 귀감’이다”라고 말했다. 두 번에 걸쳐 복자품에 오른 103위 순교자들은 1984년 성인품에 올랐다.

세 번째인 이번 시복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 광화문에서 직접 주례한다. 로마가 아닌 한국의 중심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한국 천주교인들에게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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