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뮌헨에 ‘BMW 벨트(위)’와 볼프스부르크에 ‘폭스바겐 아우토슈타트(아래)’는 연간 수백만 명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 복합문화 단지다. 이곳들은 사무동, 출고센터, 컨벤션센터, 전시장, 콘서트홀, 쇼핑몰 등이 들어서 있는 독일의 랜드마크다. (사진제공: BWM코리아·폭스바겐코리아)

자동차 복합 랜드마크 추진
현대차그룹 대거 옮겨올 것

국제 컨벤션센터·호텔 건립
“외국인 10만명 방문 예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인수해 본사 사옥 및 전시와 컨벤션 기능이 있는 ‘자동차 복합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독일 자동차그룹 BMW 벨트(Welt, 세상) 같은 사무동과 자동차 테마파크 등이 어우러진 관광명소를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한전 부지를 손에 넣지 못해 애타는 심정이다. 부지조건이 좋다보니 경쟁사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복합 랜드마크의 꿈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5위의 판매량을 올린 기업이지만, 세계적인 자동차그룹들과 같은 랜드마크로서의 본사가 없다. 수입차 BMW는 독일 뮌헨에 자동차엔진을 형상화한 대형 빌딩의 본사와 더불어 맞은편에 BMW 벨트가 있어 연간 200만 명이 방문한다. 이곳에는 산업 및 문화 회견장, 콘서트홀, 레스토랑, 쇼핑몰이 들어서 있고, 180미터 길이의 자동차 전시공간이 있다. 폭스바겐 또한 볼프스부르크에 아우토슈타트를 세워 본사 사무동은 물론, 출고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등이 있는 자동차복합문화 명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테마파크는 고사하고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등 계열사 직원 5000여 명이 근무하면서 사무실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2006년부터 성수동 뚝섬 부지에 110층의 초고층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도 추진했지만 당시 서울시가 ‘초고층 건축 관리기준’을 내놓으면서 없던 일이 돼버렸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본사 사무실 공간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주차공간도 부족하다”며 한전 부지매입의 절실함을 나타냈다. 마지막 한 장 남은 카드가 한전 부지 매입인 상황이다.

◆최적 위치·규모의 한전 부지

 
한전 본사 삼성동 부지는 규모나 위치 면에서 최적의 조건을 가졌기에 현대차그룹 외에도 국내외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전은 전남 나주 혁신 도시로 본사 이전을 해야 하기에 빠르면 올해 안에 이사를 마치고 내년 11월까지는 삼성동 부지를 팔아야 한다.

한전 삼성동 부지는 축구장 11배 크기인 7만 9342㎡(2만 4000평) 규모로 서초구 삼성타운의 3배, 대형빌딩 4개가 들어선 여의도 IFC몰의 2배 이상이다. 공시지가는 1조 4837억 원에 시장가치는 현재 2조 원을 넘어섰다. 인근에 코엑스와 대형 컨벤션센터, 무역센터 등과 함께 특급 호텔들이 늘어선 것도 장점이다. 용도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며 도심지역으로 층수 제한이 없어 100층이 넘는 고층 건물도 지을 수 있다.

여기에 지난 4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엑스-한전부지-잠실운동장을 연결해 마이스(MICE, 회의·관광·컨벤션·전시)단지로 개발하는 ‘국제교류 복합지구’ 계획을 발표하면서 용적률이 현재 250% 이하에서 800%(상업지역 용도변경 시)로 상향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상업지역 용도변경 시 부지면적의 40% 안팎을 공공시설로 환수하려는 계획이 있어, 매입 희망자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삼성그룹, 외국계 금융펀드·부동산개발업자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옛 한국감정원 부지와 한전 부지를 통합하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삼성동 ‘현대차 GBC’ 청사진
현대차그룹은 뚝섬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는 무산됐지만 한전 삼성동 부지를 인수하면 BMW 벨트 같은 자동차 복합문화단지를 완성할 계획이다. GBC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이 뚝섬 옛 삼표레미콘 부지 2만 7828㎡(8418평)에 110층 건물을 짓고 여기에 그룹의 자동차분야 계열사들을 모두 불러 모을 계획이었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삼성동 부지에 100층 이상의 건물을 포함해 자동차 테마파크, 국제 컨벤션센터와 호텔, 한류 전용 공연장과 전시장 등의 문화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또 지금의 양재동 사옥은 미래차연구센터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사무 공간 부족을 해소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미래차 개발 역량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연간 10만 명이 참여하는 해외 행사들도 국내에서 진행할 수 있어 외국인 유치와 그에 따른 국내 소비 증가, 관광 진흥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본 기사는 천지일보 6월 27일자 산업면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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