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가 자회사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한 가운데 부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래프는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2011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보험회사 지급여력(RBC)비율 추이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올해 3월 말 RBC비율은 122.25%로 생명보험사(생보사)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료제공: 금융감독원)

지급여력(RBC)비율 지속 하락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불가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현대모비스가 자회사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한 가운데 부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시에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 5일 현대모비스는 특수관계인인 현대라이프생명에 오는 26일 565억 원을 출자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출자목적물은 현대라이프생명 보통주 665만 2207주다. 현대커머셜도 증자에 동참해 380억 4900만 원을 출자한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커머셜, 기아자동차와 함께 지난 2012년 2월 녹십자홀딩스로부터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현대라이프생명을 출범시켰다. 이후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현대라이프생명은 현대모비스가 지분 58.61%를 보유해 1대 주주로, 현대커머셜이 39.44%를 보유해 2대 주주가 됐다. 현대모비스는 2012년 10월에도 553억 원을 출자해 현대라이프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경제계에서는 현대라이프생명이 부실해져 그룹 전체의 불안정으로 이어질까 염려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2012년(2012.4.1~2013.3.31) 395억 원, 2013년(2013.4.1~12.31) 397억 원의 영업손실을 연달아 기록했다. 또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은 보험사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2012년 12월 말 231.27%에서 지속 하락해 올해 3월 말 122.25%까지 떨어졌다. RBC제도는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 발생 시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100% 미만일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단계적인 시정 조치를 받게 된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이러한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이다.

이에 경제개혁연대 측은 논평을 통해 “이번 유상증자는 결국 현대차그룹의 보험업 진출이 계열사 부담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한 경제개혁연대의 애초 주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2011년 10월,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현대라이프생명 전신)을 녹십자홀딩스로부터 인수할 당시 “국내 생명보험 시장이 대형 3사 위주의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자사 계열사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외형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논평한 바 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일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이 계열사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외형 확대에 나서게 되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2013년 10~12월)에는 계열사 현대카드 약 110억 원, 현대캐피탈 약 100억 원의 퇴직연금보험 거래를 했고, 기아차와 약 67억 원의 개인연금보험 거래를 한 것으로 공시됐다. 또한 올해 1분기(2014년 1월 1일~3월 31일)에도 현대카드, 현대캐피탈과 퇴직연금보험 총 316억 원의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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