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교 급습해 300여 명 납치
군인 떠난 마을서 수백명 학살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 하람(Boko Haram)’이 지난달 공립여학교에서 발생한 300여 명의 여학생 납치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시인했다. 이달에도 추가로 여학생을 납치하고 주민 학살까지 자행했다.
지난 5일(현지시각) AFP통신이 입수한 57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보코 하람의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내가 여학생들을 납치했다”며 지난달 14일 나이지리아 동북부 보르노주 치복시에 있는 치복 공립 여자중등학교에서 벌어진 납치사건이 보코 하람의 소행이라고 인정했다. 보코 하람이 납치를 시인한 것은 이 동영상이 처음이다.
셰카우는 “신이 나에게 여학생들을 데려다가 팔라고 지시했다”며 “(납치된) 소녀들은 신의 것이기 때문에, 나는 신의 뜻에 따라 이들을 시장에 노예로 내다 팔겠다”고 동영상을 통해 밝혔다. 또 “9∼12세 소녀들은 결혼시킬 것”이라면서 “그들은 결국 결혼을 하거나 노예로 팔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코 하람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으로, 2001년 결성된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이다. 이들의 무차별적인 테러로 4년 전부터 현재까지 민간인 400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지난달 보르노주의 명문 여학교인 치복 공립 여자중등학교를 급습해 기숙사에 있던 여학생 300여 명을 납치했다. 보코 하람의 테러 때문에 잠시 문을 닫았던 이 학교는 마지막 학기 학생들의 시험을 위해 잠시 학교 문을 열었다가 이 같은 참사를 겪게 됐다.
납치당했다 도망친 16세 여학생은 6일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보코 하람이 수백 명의 여학생들을 트럭 세 대에 태웠으며, 트럭을 뒤따르던 무장 괴한들의 차가 고장난 틈을 타 자신과 몇몇 친구들이 트럭에서 뛰어내려 달아났다고 말했다. 다른 몇 명은 트럭 위를 지나는 낮은 나뭇가지를 붙잡고 매달려 도망쳤다.
이날 53명이 탈출에 성공했으며, 나머지 276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한 현지 소식통은 이들 중 최소 2명은 뱀에 물려 숨졌고 약 20명이 병에 걸렸다고 전했다.
또 납치된 여학생들은 12달러에 보코 하람의 신부로 팔리거나, 카메룬이나 차드 등의 국가에 인신매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복시 지도자인 포고 비트루스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여학생은 괴한들과 강제로 결혼했고, 납치범들이 여학생들을 팔아넘겼다는 정보도 얻었다”고 말했다.
대규모 납치 행위가 이뤄진 지 3주가 지났지만 나이지리아 정부는 납치된 여학생들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코 하람이 보르노주 와라베 마을과 왈라 마을에서 추가로 소녀 11명을 납치했다고 AP통신과 BBC방송 등이 6일 보도했다. 한 현지 주민은 지난 4일 AK-47총으로 무장한 남성들이 12~15세 여학생들을 끌고 갔다고 전했다.
또 소녀들을 찾기 위해 보안병력이 빠져나간 나이지리아 북동부 마을에서 보코 하람이 수백 명의 주민을 학살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7일 밝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카메룬 국경 부근의 감보루 응갈라 마을에 무장괴한들이 트럭과 오토바이를 타고 들이닥쳐 건물을 파괴하고 달아나는 주민들에 총을 쏘거나 불태워 죽였다. 이 지역 상원의원인 아흐메드 잔나는 지역 주민들의 말을 종합해 희생자가 3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납치된 여학생들을 찾지 못하는 정부군의 실책으로 보코 하람의 피랍 공포가 확산하고 정부에 대한 분노가 높아지면서 6일 나이지리아 주요 도시와 미국 뉴욕에서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뉴욕타임스는 “붉은색 셔츠를 입은 시민들이 수도 아부자에서 ‘정부가 소녀들을 구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며 “추가 납치가 발생한 것은 나이지리아 정부의 무능력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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