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종교협의회와 세계평화교수협의회가 8일 서울 청파동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본부 대강당에서 ‘한국 종교의 이상세계 실현’이란 주제로 종교학술세미나를 가졌다. 선문대학교 김항제 교수가 '가정연합의 이상세계 실현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종단 달라도 경전은 ‘평화·인류구원’ 일맥상통
한국종교협의회 “이웃종단 이해·협력의 장 되길”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종교의 이상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천국, 낙원, 극락, 무릉도원 등으로 불리는 이상세계의 실현에 대한 종교계의 설명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종교협의회와 세계평화교수협의회가 8일 오전 11시 서울 청파동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본부 대강당에서 종교학술 세미나를 열었다. 원불교, 이슬람교, 대종교, 가정연합의 종교학술세미나에는 종단 관계자와 교수, 목회자, 대학원생 등 150명이 참석했다.

‘한국종교의 이상세계 실현’이 주제인 이날 세미나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천일국 기원절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회식에서 유경석 한국종교협의회 회장은 “참된 평화의 세계를 이루는 것이 종교의 사명”이라며 “종교인들은 경전연구와 종교적 의식보다 현실 속에서 신음하는 인류를 구원, 평화로운 세계를 이룰 수 있도록 실천적인 노력과 연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대오 세계평화교수협의회 회장은 “만일 종교가 ‘이상세계’의 끈을 놓아버린다면 인류는 아마도 폭력이 지배하는 ‘동물농장’에서 살게 될 것”이라면서 “이상세계에 관한 종교적 가르침과 그 소망이야말로 온갖 부조리와 갈등, 죄악과 혼란으로 가득찬 현실에 ‘생명의 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1부 세미나에서는 원불교, 이슬람교, 대종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4개 종단이 이상세계 실현에 대해 발표했다.

◆원불교, 정신·물질문명 조화 이루는 세상

원불교에서는 원광대학교 김도공 교수가 ‘원불교의 이상사회론의 의미와 해석방향’이란 제목으로 “원불교의 이상사회론은 단순한 종교적 이상세계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단 창립) 당시의 부조리한 현실을 변혁시키고자 하는 강한 에너지를 모으기 위한 이상사회론”이며 “후천개벽사상과 미륵사상이 그 사상적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미륵불과 용화회상(크게 밝은 세상이 되는 것)론에 이상사회에 대한 원불교만의 특징이 담겨 있다”며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이 조화를 이루는 세상을 의미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런 세상의 주인공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금강(金剛) 같은 성품을 단련하려는 진지한 종교적 영성추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슬람, 신앙 기초한 공생·공영 현세의 삶

이슬람은 이상세계의 실현을 현세와 내세의 삶을 통해서 동시에 실현하도록 가르친다. 한국이슬람교 신만종 이사장은 이슬람교의 이상세계 실현 방안으로 “이슬람은 이상세계의 실현을 위해 현세에서의 삶을 인류 창조의 목적에 부합하게 공생과 공영을 신앙의 기초로 삼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이슬람은 실천의 종교다. 단순한 믿음으로 막연하게 이상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정해진 계율을 실천하는 것으로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며 “그래서 무슬림들의 삶은 일상생활에서 정해진 계율을 지키고, 또한 이를 실천하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영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일상의 기준은 꾸란(이슬람 경전)의 가르침으로부터 기인하고, 그 가르침을 가장 충실하게 따른 예언자 무함마드의 삶은 무슬림들에게 모범적인 귀감이 된다”며 “이를 성실히 추종하는 삶이 곧 무슬림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이며 나아가 이상세계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 ‘대종교의 이상세계 실현’이란 주제로 강연하는 대종교 양종 종무원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대종교‘ 홍익·이화’로 온 누리에 화평 이뤄

민족종교를 대표하는 대종교(大倧敎)의 교의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로 인간세상을 화성홍제(化成弘濟, 덕행으로 선하게 감화하여 사람들을 널리 구제함)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대종교 양종 종무원장은 “대종교가 지향하는 홍익과 이화는 우리 민족의 중심 사상”이라면서 “홍익인간 이화세계는 민족화합과 통일의 구심점이자, 온 누리가 화평해지는 이상세계를 실현할 수 있는 인류의 상생가치”라고 설명했다.

◆가정연합, 육·영 아우른 천주평화통일 세계

선문대학교 김항제 교수는 “가정연합의 이상세계는 천일국 곧 천주평화통일국”이라며 “천일국은 말 그대로 유형, 무형 실체세계 곧 육과 영의 세계를 하나로 아우르는 천주의 평화와 통일이 이뤄진 세계, 그리고 하나님 아래 한 가정으로서 세계”라고 정의했다.

한국종교협의회 관계자는 “각 종단이 추구하는 이상세계 실현의 방법론을 발표하고 토론을 통해 이웃종단을 이해하는 장이 됐다”며 “한국 종교계가 화해와 협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부 세미나는 세계평화교수협의회가 주관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기원절의 신학적·종교학적 고찰’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청심신학대학원대학교 김진춘 총장은 기원절의 신학·비교종교학적 고찰을 통해 “기원절(음력 1월 13일)은 실체적 천일국의 시발과 기원이 되는 날”이라면서 “기원절의 핵심주제는 천일국과 실체적 천일국이며, 기원절은 ‘다 이뤘다’는 기초와 토대 위에 서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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