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천지일보 2022.3.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천지일보 2022.3.2

총 1632만 3602명 투표, 최종 투표율 80% 예상도

與野, 득실계산 돌입… 단일화에 각 진영 지지층 결집

대선 ‘초읽기’ 시작, 여야 중도·부동층 공략에 사활

李 ‘인물론’ 내세워… 尹 외연 확장과 국민통합 강화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역대 최고치인 36.93%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중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초접전 구도 속에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돌입하면서 누구도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선거일을 불과 엿새 앞둔 지난 3일 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간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라는 대형 변수가 돌출하면서 그에 따른 지각변동의 여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후보 단일화를 통한 공동유세 등으로 ‘컨벤션 효과’를 최대한 발휘해 이대로 승기를 굳히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단일화 효과를 평가절하하면서 친문·호남 등 핵심 여권 지지층의 막판 총결집이 이뤄지는 ‘역풍’이 불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선거인 4419만 7692명 중 1632만 3602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 36.93%을 기록했다. 이는 사전투표가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지난 2014년 이후 26.69%를 기록하며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보다 10.24%p 높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51.4%로 제일 높았고, 전북(48.6%)과 광주(48.3%), 세종(44.1%)이 40%선을 돌파하며 뒤를 이었다. 경기가 33.7%로 가장 낮았고, 제주(33.8%), 대구(33.9%) 순으로 낮았다. 서울은 37.2%로 전국 평균보다 약간 높았다.

연일 거대 양당 후보의 리스크가 드러나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음에도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일각에선 1997년 제15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최종 투표율이 80%를 넘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천지일보 2022.3.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천지일보 2022.3.5

이같이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이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였고, 사전투표 직전 성사된 야권 단일화가 각 진영의 지지층 결집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거 막판에 들어섰지만 치열한 접전 양상에 역대급 ‘깜깜이 대선’으로 치달았고 각 진영 유권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투표소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또 오미크론 변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밀집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피해 본투표 대신 사전투표를 택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사전투표에서 뜨거운 정치 참여의 열기가 확인되면서 양 진영은 이 분위기가 본투표로 이어져 ‘역대급 대선 투표율’로 나타날 경우를 가정해 분주한 득실계산에 돌입했다. 예전과 달리 높은 투표율을 반드시 특정 진영의 유·불리로 단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 속에 각 진영 지지층의 총결집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상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할 것으로 예측돼왔다. 이번 선거 역시 민주당의 전통 텃밭인 호남에서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점이 이러한 해석에 불을 붙였다. 다만 본 투표에서 국민의힘 전통 텃밭인 영남권의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낮은 사전투표율을 상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전날 코로나 확진자·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에서 대혼란 상황이 벌어지면서 개표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몇몇 시민이 이미 기표된 용지를 받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서 개표 결과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갈릴 경우, 확진자·격리자 투표분이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이 서울역 외부에 마련된 임시기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2.3.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이 서울역 외부에 마련된 임시기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2.3.5

양쪽 지지층의 대대적인 결집 분위기 속에 대선이 ‘초읽기’ 상황에 들어가면서 여야는 아직 표 줄 곳을 결정하지 못한 중도·부동층 공략에 사활을 걸고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이 후보 측은 ‘인물론’으로 야권의 정권심판론에 대항하고 중도·부동층의 표심에 소구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상대 후보와 대비되는 ‘유능 대 무능’ 프레임으로 인물 경쟁력을 부각하며 경제·국민통합·정치개혁을 골자로 한 미래지향적인 정책 구상으로 합리적 선택을 하는 이들에게 호소하겠다는 것이다.

최대 악재로 꼽았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안 대표에 대한 반감 형성과 여권 지지층의 위기감 자극 등으로 분위기 반전에 주목하고 있다.

또 민주당은 지역적으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이에 이 후보는 대선 전 마지막 주말에 서울·경기 지역을 촘촘히 훑었고, 7일 전국 순회 후 마지막 선거 운동일인 8일에도 서울에서 마침표를 찍을 계획이다.

세대별로는 부동층이 두터운 2030 표심을 잡는 것이 지상과제로, 청년 정책 등을 통해 이들을 최대한 끌어오기 위한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앞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2.3.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앞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선대위) ⓒ천지일보 2022.3.5

윤 후보는 외연 확장과 국민통합 메시지를 한층 더 강화한다. 보수진영 대권 주자가 전통적으로 취약한 호남 및 2030 세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유세에 막판 화력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또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자신이 가진 ‘반(反) 부정부패 투사’의 이미지를 극명히 대조시켜 정권심판 여론을 자극할 방침이다.

윤 후보는 안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경기 이천과 서울 광진에서 안 대표와 두 차례 합동 유세를 벌이며, 국민의당과 합당해 보수 진영의 저변을 넓히고 민주당의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도 협치하겠다는 뜻을 거듭 내비쳤다.

오는 7∼8일 안 대표와의 두세 차례 추가 합동 유세를 추진 중이다. 아름다운 단일화를 강조하기 위해 안 대표와 서울 도심에서 마지막 유세를 함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5일 경기 이천 중리사거리 인근에서 합동 유세를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선대위) ⓒ천지일보 2022.3.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5일 경기 이천 중리사거리 인근에서 합동 유세를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선대위) ⓒ천지일보 2022.3.5

한편 제20대 대선 본 투표는 오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된다.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주민등록지 내 지정된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는 9일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투표하면 된다.

선거 결과의 경우 지상파 3사 출구 조사에 따른 예측 결과가 투표 종료 이후 즉시 발표될 예정이지만, 초박빙 승부가 전망되는 터라 정확한 결과는 개표가 마무리되는 10일 새벽 또는 오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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