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군 조호군한의원 원장

 

설탕이 인류에게 널리 보급되면서 인류의 식습관은 점점 변화됐는데, 인간의 혀가 설탕에 현혹되면서 거의 모든 음식에 설탕이 첨가되는 경우가 많아진 변화라 할 수 있다.

설탕섭취가 인체에 해로우므로 이를 끊고자 노력하는 사람도 많은데 설탕에 대한 인간의 탐닉은 그리 쉽게 가시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중독성이 약한 음식, 예컨대 커피나 밀가루음식 등은 중단 후 며칠 혹은 1개월 이내로 중독증세 및 탐닉현상이 사라진다. 그러나 설탕을 몹시 즐기다가 이를 중단했을 때 1~2개월 내로 탐닉현상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설탕의 단맛은 오랜 동안 인간의 혀에 남아있으면서 인간을 유혹한다. 아이들의 경우 더 심한데, 설탕을 끊게 하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거나 신경질을 내거나 하여 그 후유증이 매우 오래가며 오랜 세월이 지나도 사실 이러한 탐닉경향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건강해지려면 설탕의 탐닉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저희 한의원을 방문하는 환자분들 중에는 건강을 위해 설탕, 꿀, 물엿, 매실엑기스 등 일체의 설탕 유사 식품을 멀리하는 환자들이 많다. 일체 설탕 유사 식품을 입에 대지 않으면서 설탕에 대한 욕망도 사라졌다고 한다. 물론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얻어진 결과라고 판단한다.

인간이 설탕과 접하게 된 것은 불과 몇백년에 불과하며 그 이전의 인류는 수백만년 동안 이러한 음식을 접해본 적이 없다. 음식을 통해 섭취된 탄수화물 음식은 나중에 단당류로 변하기는 하지만 이는 화학작용에 의해 여러 가지 변환과정을 거친 후에나 가능한 일이었다.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과정이었다. 이와 달리 위장에 들어온 설탕이 신속히 흡수되면서 혈당을 상승시키는 경우는 인간에게는 매우 생소한 현상이다. 인간은 아직 이 현상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갖가지 역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설탕에 대해 1일 권장량을 6스푼 정도로 설정하고 있지만 저희 한의원에서는 건강을 위해 전면적으로 설탕뿐 아니라 설탕함유식품을 절제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이처럼 전면적으로 중지하더라도 외식이나 기타의 경우로 인해 미량의 설탕섭취는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설탕은 가벼운 감기에서부터 난치성의 각종 암까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대하다. 잇몸 및 치아에 대한 악영향, 내과분야에서는 심장병, 당뇨병, 만성신장질환, 대장암 등의 발생과 관련성이 인정되고 있다.

설탕이 인체세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주요기관은 미토콘드리아인데 우리가 흡수하는 설탕류가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경우, 이 에너지생산이 매우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럴 때 활성산소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미토콘드리아뿐 아니라 세포핵이나 세포막에도 손상을 주게 되는 확률이 증가한다. 이러한 결과는 인체의 각종 기능의 저하 및 질병의 발생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필요이상의 당분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 단백질생성과 관련이 있는 세포 소포체에서 더 이상의 당분공급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세포막에 과량의 당분유입을 줄이라고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세포막은 당분유입을 거부하는 경향이 증가하며 이는 곧 인슐린호르몬의 명령을 세포막이 거부하는 것, 즉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를 의미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지속되면 인체는 좀 더 많은 인슐린을 생산해야만 하고 이 생산요구량을 인체에서 감당하지 못하면 곧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당뇨병은 비만 및 암과 상호 밀접히 연관돼 있으므로 이들 세 가지의 악순환이 점점 심화되는 결과를 빚는다.

설탕은 비만을 유발하고 비만은 인체의 염증을 유발하며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증가 및 이로 인한 암 발생의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설탕을 비롯한 여러 가지 단당류는 인체에 매우 부적합하므로 자연산 당분을 포함, 각종 설탕류를 피하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부득이 설탕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 설탕과 맛이 비슷하면서 인체에 해롭지 않은 스테비아, 자일리톨 등의 설탕대용품을 차선책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도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단맛을 통해 미각을 자극하게 되므로 설탕 탐닉현상은 계속 잔존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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