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적절 발언 추가로 드러나”
민주당 “거짓사과 논란 심려 끼쳐”

도태우 변호사가 19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월 10일에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4·10 총선) 대구 중·남구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태우 변호사가 19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월 10일에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4·10 총선) 대구 중·남구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과거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국민의힘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강북을 후보의 공천이 14일 취소됐다. 총선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 및 중도층 표심을 고려해 여야가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천관리위원회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도태우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며 “도태우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관위는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5.18 폄훼’ 발언 논란으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 재검토를 전격 지시한 뒤 13일 공관위 재논의 끝에 공천 자격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나, 하루 만인 이날 다시 공천을 박탈하기로 기존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앞서 도 후보는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5.18 명예 회복을 위해 북한 개입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제로 방송을 하며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고 말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에 도 후보는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지난 며칠간 과거의 미숙한 생각과 표현을 깊이 반성하고 바로잡았다. 앞으로 5.18 민주화 운동의 자유민주주의 수호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공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후 도 후보는 2019년 서울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서 “혹자는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하는가 하는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한다”,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으며 그를 책임 있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등 부적절한 발언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재차 일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1

도 후보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강북을 후보도 공천이 취소됐다. ‘목발 경품’ 등 과거 발언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표심을 고려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결단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민주당은 “발언 직후 (정 후보가) 사과했다”며 관련 논란을 일축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피해 장병 모두 정 후보로부터 사과받은 사실이 없다는 한 언론의 보도로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져 공천 취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와의 경선에서 패배한 뒤 재심을 청구한 박용진 의원 측은 “당헌 제104조 제1항의 재추천 내용은 공직선거 후보자로 확정된 자의 입후보등록이 불가능하거나, 당규로 정한 사유가 발생하는 때에 당규로 정한 절차에 따라 추천을 무효로 하고 재추천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당규에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심위가 아닌 전략선거구 지정 등으로 정봉주 후보교체가 결정된다면, 이는 당헌당규에 배치되는 결정으로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후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지난 2017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과 관련해 “비무장지대(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를 밟는 사람들에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은 2015년 8월 경기 파주시 DMZ에서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 지뢰 폭발로 다리와 발목 등을 잃은 군 장병들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정 후보는 선거운동 및 방송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두 분의 피해 용사에게 직접 사과한 듯한 표현으로 두 분께 또 심려를 끼치고 상처를 드렸다”며 “불찰을 인정하고 자숙하겠다. 당분간 공개적인 선거운동은 중단하고 유튜브 등 일체의 방송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의 공천 취소로 해당 지역구는 후보 재추천이 이뤄질 예정이며 민주당은 해당 지역에 대해 전략공천 지역 지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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