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인터뷰
DX로 탄소감축시장 구축 및 민간주도문화 정착 위해 총력
“국제사회, 여전히 급하지 않아… 한국도 준비 안 된 상태”
“AI 탄생으로 해결 가능성 열려, 관건은 ‘어떻게 키우느냐’”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 하는 이유’와 관련해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문명도 오늘날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 과정에서 국익을 내세우는 현상도 심해졌다”며 “기후위기가 인류 문제로 다가온 이상 애국을 뛰어넘는 지구적 윤리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전 이사장. ⓒ천지일보 2024.02.28.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 하는 이유’와 관련해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문명도 오늘날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 과정에서 국익을 내세우는 현상도 심해졌다”며 “기후위기가 인류 문제로 다가온 이상 애국을 뛰어넘는 지구적 윤리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전 이사장. ⓒ천지일보 2024.02.28.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인류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기후위기’가 국가적 이익에 뒷전으로 밀려난 이상 ‘지구적 선(GG, Global Good)’을 추구하지 않고는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SDX재단은 지구적 선을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 기반의 지속가능한 개발(SD, Sustainable Development)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입니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재단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전 이사장은 지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를 지낸 IT 전문가다. 지난 1988년 소프트웨어 회사 ‘픽셀시스템’를 창업했고, 각종 IT 기업을 거쳐 이후 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등을 역임했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제19대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하며 디지털정당위원회를 이끌기도 했다.

◆DX로 ‘넷제로’ 달성 노려

SDX재단은 디지털 전환 기반의 지속가능 발전을 추구하는 단체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측정이 불가능했던 탄소 배출량을 정량화하고, 이를 산업에 적용해 ‘넷제로(Net-zero, 탄소중립)’를 달성,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게 목표다. 지난 2015년 국회에서 설립된 에스라이프재단이 2021년 3월 재단명을 SDX재단으로 변경하면서 출범했다. 

SDX재단은 현재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각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자발적 탄소시장 구축 ▲기후기술 발굴 및 확산을 위한 생태계 조성 ▲기후행동의 빠른 확산을 위한 교육 및 캠페인 강화 등 사업이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교육연구원(SERA)을 출범시켜 ISO 5001 인증심사교육 등 탄소감축 및 ESG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기후성과인증 평가 및 인증에 관한 세미나. (제공: SDX재단 탄소감축위원회) ⓒ천지일보 2023.07.26.
기후성과인증 평가 및 인증에 관한 세미나. (제공: SDX재단 탄소감축위원회) ⓒ천지일보 2023.07.26.

◆“민간 주도로 NDC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

한편 SDX재단은 정부 지원을 넘어 ‘민간 주도의 탄소감축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발적기여량(NDC)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SDX재단은 이를 위해 지난 2022년 SDX탄소감축위원회를 출범시켜 자발적기후성과시스템(VCPS)을 가동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를 인증하는 식이다. 이 경우 인증기관에 따라 감축량을 인정해주지 않던 문제가 해결된다.

또 민간 주도의 탄소 감축 세미나인 ‘리월드포럼’도 SDX재단이 주력으로 추진하는 활동 중 하나다. 지난 2022년 6월부터 시작된 리월드포럼은 현재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 LS일렉트릭 등이 함께하고 있다.

아울러 SDX재단은 오는 3월 1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자발적탄소시장연합회(VCMC)’ 출범식을 개최한다. VCMC에는 자발적으로 탄소 감축을 원하는 법인과 이를 위해 필요한 평가, 컨설팅, 투자, 인증 등의 관련 기업 또는 기관 등 30여 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 대표는 “민간 차원에서 국가 NDC의 5%를 달성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탄소배출량 데이터의 무결성이 검증된다면 기후위기에 있어 유의미한 역할을 하는 셈”이라며 “SDX재단은 이를 위해 노력을 쉬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 하는 이유’와 관련해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문명도 오늘날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 과정에서 국익을 내세우는 현상도 심해졌다”며 “기후위기가 인류 문제로 다가온 이상 애국을 뛰어넘는 지구적 윤리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전 이사장. ⓒ천지일보 2024.02.28.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 하는 이유’와 관련해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문명도 오늘날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 과정에서 국익을 내세우는 현상도 심해졌다”며 “기후위기가 인류 문제로 다가온 이상 애국을 뛰어넘는 지구적 윤리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전 이사장. ⓒ천지일보 2024.02.28.

◆국익 논리보다 ‘지구적 선’에 초점

전 이사장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개념이 바로 ‘지구적 선’”라고 설명했다. 

‘지구적 선’이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공익이 되는 것’으로 UN총회의장협의회 의장인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제창한 개념이다. 우리 민족의 ‘홍익인간(弘益人間,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 사상과 같은 의미다. 

전 이사장은 “문명이 발전하면서 오늘날의 물질적 풍요를 이뤘지만, 이 과정에서 ‘국가적 이익(Country good)’을 지나치게 추구했다”면서 “그 결과 심각한 기후위기, 물 부족 문제 등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서 ‘ESGG’를 통해 “지구적 윤리관(Ethical)에 따라 지속가능한(Sustainable) 방법으로 지구적 선(Global Good)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후위기 해결에 걸림돌이 되는 ‘국가 간의 이해 충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지구 차원의 질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 이사장은 “유엔에서 지구 온도가 1.5도 오르면 돌이킬 수 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급하지 않다”면서 “그 연구가 사실이라면 훨씬 급진적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여전히 국익 논리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영화 ‘돈 룩 업’ 속 정치인들은 6개월 후 운석이 떨어진다는 걸 알았지만 국익을 위해 이를 숨겼고, 결국 지구는 종말을 맞는다”며 “이는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우리의 현실을 꼬집은 영화”라고 말했다.

ESGG출판기념회 기념 촬영 모습. (제공: SDX재단) ⓒ천지일보 2023.12.20.
ESGG출판기념회 기념 촬영 모습. (제공: SDX재단) ⓒ천지일보 2023.12.20.

◆‘기후 악당’ 대한민국의 현주소

전 이사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이 같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탄소중립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없이 석탄화력발전소에 투자를 계속하는 우리나라 은행들 때문이다.

전 이사장은 “전 세계 금융권이 ‘넷제로 얼라이언스’를 체결하고 있는데 한국 은행들만 유독 화력발전소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 악당’으로 불리며, 미래가 밝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권 역시 탄소중립을 점검하거나 컨설팅할 실질적인 능력이 없다”면서 “공부도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ESG펀드만 만들어 놓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경우 부득이하게 석탄발전소에 투자할 때는 은행 차원에서 탄소 중립을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모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때문에 이를 위한 검토 기간만 1~2년이 소요된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 하는 이유’와 관련해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문명도 오늘날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 과정에서 국익을 내세우는 현상도 심해졌다”며 “기후위기가 인류 문제로 다가온 이상 애국을 뛰어넘는 지구적 윤리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전 이사장. ⓒ천지일보 2024.02.28.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 하는 이유’와 관련해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문명도 오늘날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 과정에서 국익을 내세우는 현상도 심해졌다”며 “기후위기가 인류 문제로 다가온 이상 애국을 뛰어넘는 지구적 윤리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전 이사장. ⓒ천지일보 2024.02.28.

전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RE100(Renewable Energy 100, 재생에너지 사용률 100%)’ 추진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에서 RE100을 추진하고 있으니 동참하겠다고 했지만 준비가 전혀 안 됐다는 의미다. 

그는 “RE100을 위해선 친환경 에너지를 써야 하는데 해상풍력에는 거의 손을 못 대고 있다”며 “6개월쯤 후에 유럽에서 RE100 미흡과 관련해 세금을 물라고 할 경우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가진 ‘불 아직 안 났어’하는 마인드’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AI, 기후문제 해결 실마리 될까

전 이사장은 ‘기후문제를 해결하는 방안’과 관련해 “AI의 탄생으로 가능성이 열렸다”면서 “AI를 어떻게 키우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챗GPT-5의 IQ가 1600 정도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며 “아인슈타인의 IQ가 160이었으니, 이제는 인간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를 인간이 아닌 AI가 해결하게 될 것”이라며 “인류가 할 수 있는 최선은 AI가 나쁜 아이로 자라지 않도록 잘 키우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전 이사장에 따르면 AI는 인터넷의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성장한다. 따라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정보가 많을수록 부정적으로 자라게 된다. 반대로 AI가 지구적 차원의 도덕 윤리관을 배운다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는 “AI를 선하게 키우려면 어느 한 사람이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집단 지성이 도덕적이어야 하고, 애국을 뛰어넘는 ‘지구적 윤리관’ ‘홍익’ ‘인류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이제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열렸기 때문에 3년 내로 말하는 기계가 주변에 득실거리는 때가 온다”며 “어쩌면 인류의 마지막 미션은 AI가 자신을 만든 인간을 위해, 지구 공동체를 위해 역할을 하게끔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 하는 이유’와 관련해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문명도 오늘날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 과정에서 국익을 내세우는 현상도 심해졌다”며 “기후위기가 인류 문제로 다가온 이상 애국을 뛰어넘는 지구적 윤리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전 이사장. ⓒ천지일보 2024.02.28.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 하는 이유’와 관련해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문명도 오늘날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 과정에서 국익을 내세우는 현상도 심해졌다”며 “기후위기가 인류 문제로 다가온 이상 애국을 뛰어넘는 지구적 윤리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전 이사장. ⓒ천지일보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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