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부문 수주 부진한 결과”
건설업계, 비주택 사업 확대
해외사업·플랜트로 활로 모색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지난해 전체 건설 수주가 20% 가까이 줄었고, 수도권에선 주택 등 건축 수주가 지난해보다 31.4% 줄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사업이 지지부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은 이에 올해 주택 수주 목표를 낮춰잡았고, 원자력 발전소나 물류센터 등 비주택 사업확대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2023년 지역별 건설 수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수주는 전년보다 19.1% 감소했다. 이에 4년간 이어온 건설 수주 상승세가 꺾였다.
지역별로 수도권의 경우 86조 8억원으로 전년보다 21.6%, 지방도 88조 4천억원으로 16.4% 줄었다.
전체 건설 수주가 감소한 원인은 아파트 등을 짓는 건축 수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도권 건축 수주는 63조 2천억원으로 전년(92조 2천억원)보다 31.4% 줄었다. 이는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이다.
지방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방의 지난해 건축 수주는 52조 7천억원으로 전년(74조 8천억원)보다 29.6% 감소했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주 실적이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축 수주는 대부분이 아파트와 같은 주택 공사”라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수도권의 건축 수주까지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택 시장이 지지부진하면서 주요 건설사들도 올해 수주 목표를 낮춰 잡고, 비주택 사업 확대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신규 수주 목표 금액을 11조 5천억원으로 작년 실적(13조 2096억원)보다 12.9% 낮춰 잡았다.
대우건설은 전체 사업에서 주택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을 60% 미만으로 낮추고, 빈자리는 토목 부분으로채울 계획이다. 주택건축 수주 목표치를 8조 4061억원에서 올해 6조 8885억원으로 낮추고, 토목 수주 목표를 1조 8316억원에서 올해 2조 3천억원으로 늘리는 식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수주한 공사는 ‘한국초저온 인천물류센터(4930억원 규모)’를 비롯해 모두 비주택 사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올해 주택 사업은 보수적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라며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사회간접자본(SOC) 등 비주택 부문의 수주 확대와 해외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침체된 주택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DL이앤씨는 올해 수주 목표를 작년 실적(11조 6088억원)보다 낮춘 9조원으로 잡았다. 또한 주택 수주를 작년 6조 7192억원에서 올해 4조원으로 줄이고, 토목 수주를 작년 1조 4290억원에서 올해 2조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DL이앤씨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S) 등 신사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 한전KPS 등과 협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SMR 플랜트 사업 공동 개발에 나섰다.
현대건설도 올해는 주택사업 대신 대형 원자력발전소와 SMR 등 에너지 분야 사업 확대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건설은 올해 목표 수주액을 28조 9900억원으로 작년 실적(32조 4910억원)보다 낮췄다. 또한 전체 목표치의 40.7%인 11조 8010억원을 해외사업을 통해 달성하기로 했다.
최근 현대건설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해외 대형 원전 사업을 재개하게 됐다. 지난달에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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