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입주도 5만 가구 줄어
공사비 상승·미분양 우려 영향
“이미 오른 집값, 감당 어려워”
전문가·중개사도 “올해 하락”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5% 하락하면서 1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1주 연속 올랐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2024.3.1. (출처: 연합뉴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5% 하락하면서 1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1주 연속 올랐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2024.3.1.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주택 공급이 줄고 있지만 인구 감소로 수요가 더 크게 줄어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치솟은 집값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됐고 최근 공사비와 대출이자까지 늘면서 주택 매입 수요가 극도로 위축됐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면 수요가 상대적으로 커져 가격이 상승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최영상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금융강좌에서 “올해 서울 주택가격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라며 “정책 대응에 따라 일부 지역의 경우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역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분양이 쌓인 일부 지역에선 하락세가 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주택 공급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인허가와 착공, 분양, 준공, 입주 등 모든 주택 공급 지표가 지난해보다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올해 예상 입주물량은 32만 4000가구로 지난해보다 12%가량 급감할 전망이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약 5만 가구 감소하는 반면 비수도권은 약 5000가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 연구위원은 “주택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공급 변수는 입주”라며 “비수도권의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로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입주물량은 오히려 늘어 가격 하락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공행진 중인 공사비도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4.64p다. 기준시점인 2015년보다 54% 넘게 급등했다. 

그는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도 주택을 짓고 나서 충분한 이익을 담보할 자신이 없는 상황이라 실질적으로 주택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5% 하락하면서 1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1주 연속 올랐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2024.3.1. (출처: 연합뉴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5% 하락하면서 1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1주 연속 올랐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2024.3.1. (출처: 연합뉴스)

최 연구위원은 ‘일반 미분양’이 소위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던 지난 2009년 3월(16만 5000가구)과 지난해 9월(6만 가구)을 비교하면 준공 후 미분양 비중은 31.3%에서 15.9%로 하락했다. 반면 일반 미분양 비율은 68.7%에서 84.1%로 높아졌다.

그는 지난 2009년 당시엔 주택보급률이 낮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며 미분양을 소화했지만 현재는 시장이 포화 상태라 소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공사비가 상승하는 만큼 앞으로 이런 일반 미분양이 더 쌓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수요가 감소하는 점도 부동산 하락세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수요가 감소하는 원인은 ‘높은 집값’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약 1746만원으로 1년 새 11%가량 올랐다. 서울의 경우 3.3㎡당 3713만원으로 21%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 연구위원은 “신규 주택은 분양가가 높아지고, 기존 주택은 매매가격이 높아진 상태여서 수요자가 감당하기 어렵다”며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도 소득 제한 등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하락장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은 최 연구위원만의 주장이 아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올해 1월 2~12일 부동산업계 관계자 76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시장 전문가의 74%, 공인중개사의 79%가 ‘하락’을 예측했다.

또한 주택 매매시장 경기 최저점에 대해서는 전문가 50%, 공인중개사 59%가 ‘올해'를 꼽았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주택시장의 주요 변수는 공급과 금리”라며 “수요 위축으로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 실수요자 금융 지원과 관련 규제 완화 등 정부 정책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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