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못 받은 피해자들
환불 독촉 위해 교회 방문
워너비 관계자들 막아 충돌
피해자연대 고소·시위 예고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지난 21일 전영철 회장이 목사로 시무 중인 세종시 소재 S교회를 찾은 워너비그룹 피해자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워너비그룹 관계자 및 교인들이 막아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2.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지난 21일 전영철 회장이 목사로 시무 중인 세종시 소재 S교회를 찾은 워너비그룹 피해자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워너비그룹 관계자 및 교인들이 막아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2.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회사를 찾아가지 왜 교회 와서 난리야” “이 사람들 피해자 코스프레하고 있는 거예요.” - 워너비그룹 관계자 및 교회 측 사람들.

“피해 금액 돌려주세요.” “돈 돌려줬으면 여기까지 안 오지.” -워너비그룹 피해자들

지난 12일 오전 10시 35분쯤 세종시 소재 S교회. 찬송 소리가 흘러나오는 교회 입구 앞에선 워너비그룹에 투자했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과 이들을 막는 워너비그룹 관계자 및 교회 측 사람들과의 충돌이 일어났다.

S교회는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이 목사로 시무하는 교회다. 피해자 및 그 가족 20명가량은 각기 다른 지역에서 전 목사를 찾아 세종시로 모였다.

앞서 워너비그룹 상급자이자 교인인 A씨는 지난주 한 청년이 S교회에서 항의했던 내용을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우리도) 돈을 돌려받기 위해 힘을 합하고 전 회장과의 소통 창구인 교회로 모이자”고 권유했다.

워너비그룹은 2022년 10월부터 전국 각지의 지점을 두고 NFT(대체불가토큰) 판매 등 사업을 한다며 매월 회사 전체 수익의 일부를 고배당으로 지급해 불과 몇 달 후에 원금까지 찾을 수 있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부터 금융감독원의 소비자경보와 수사 의뢰 소식이 알려지고 신규 가입자가 줄면서 출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여기에는 전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 교인들이 다수인데 전 목사와 회사에 대한 신뢰감을 보이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로 나뉘고 있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지난 21일 전영철 회장이 목사로 시무 중인 세종시 소재 S교회를 찾은 워너비그룹 피해자들과 워너비그룹 관계자들이 대치 상황에 놓이자 출동한 경찰이 중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2.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지난 21일 전영철 회장이 목사로 시무 중인 세종시 소재 S교회를 찾은 워너비그룹 피해자들과 워너비그룹 관계자들이 대치 상황에 놓이자 출동한 경찰이 중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2.

A씨의 폭로 이후 예고대로 피해자들이 S교회로 몰려왔다. 이에 대비했던 워너비그룹 측에선 전국 그룹장(최상위 투자자) 몇 명을 동원해 이들을 막아섰다. 이러한 가운데 원주시의 그룹장과 피해자 자녀 B씨의 동행자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B씨에 따르면 워너비그룹 원주시 그룹장은 B씨의 부모가 브이글로벌부터 콕플레이, 워너비그룹까지 투자하도록 유도한 사람이다. 콕플레이·브이글로벌도 가상화폐 다단계 혐의 업체로, 브이글로벌의 경우 2조원대 피해가 발생했다.

회사 측과 피해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고 출동한 10여명의 경찰로 인해 교회 주변은 어수선했다. 교회로 출입하려는 교인들은 “무슨 일이냐”며 자초지종을 묻기도 했다.

경찰이 경위 파악을 하면서 피해자들은 교회 인근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피해자연대 스텝은 “우리가 이렇게 교회도 쳐들어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이제 세종 경찰청과 검찰청, 워너비그룹 본사에서 피켓 시위를 할 것”이라고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워너비그룹의 압류할 수 있는 재산 목록을 공개하겠다”며 “고소를 통해 기소 전 몰수해서 돈을 돌려받자. 법적인 부분들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예배가 끝난 후 식사 중인 전 회장을 만나고 돌아온 김상원 워너비그룹 비상대책위원장은 “투자한 사람들이 전국에서 찾아왔는데 ‘한마디 해줄 수 없냐’는 질문에 전 회장은 ‘없다’ ‘식당에 밥도 한 그릇 못 준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이 목사로 시무 중인 S교회. (출처: 피해자연대) ⓒ천지일보 2024.01.22.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이 목사로 시무 중인 S교회. (출처: 피해자연대) ⓒ천지일보 2024.01.22.

◆새 단장한 교회

교회는 간판을 새롭게 단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였다. 커다란 컨테이너 건물도 들어섰다. 주차장은 차량 20대가량 주차할 수 있는 규모였다.

30년 정도 이곳에서 거주 중인 한 식당 주인은 S교회의 이전 목사 부부에 대해 “소박하시고 정직하고 근검절약했다”며 “진짜 목회하시는 분은 저런 분이어야 된다는 거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새롭게 꾸며진 것에 대해선 “지금 온 목사님(전 회장)이 어떤 능력이 있어가지고 사람들이 부흥이 된 줄 알았다”며 “교회 앞에 지금 주차하는 곳도 조그마한 건물이 있었는데 그 건물 주인이 팔 사람이 아닌데 갑자기 교회 주차장으로 확장됐다. 그 옆에 컨테이너도 또 만들어서 대단한 실력가가 왔나보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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