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중심 투자 이뤄졌지만
환불 제대로 되지 않아 피해
교인이자 회사 상급자의 폭로
“친인척 계정으로 거액 횡령”
투자자 교회 찾아와 항의도
“교회 모여 함께 독촉하자”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의 전영철 회장은 세종시 소재 S교회 목사이다. 사진은 세종시 소재 S교회 전경 모습. (캡처: 블로그 갈무리) ⓒ천지일보 2024.01.16.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의 전영철 회장은 세종시 소재 S교회 목사이다. 사진은 세종시 소재 S교회 전경 모습. (캡처: 블로그 갈무리) ⓒ천지일보 2024.01.16.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봅시다. 우리의 억울함도 대한민국 사회가 알아야 하고 피 같은 우리 돈도 찾아야 해요.”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 피해자들이 모인 단톡방에 A씨가 15일 올린 글이다. A씨는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 겸 목사가 재직 중인 세종시 소재 S교회 교인이자 워너비그룹의 상급자이다. A씨는 전날 예배 설교 시간에 “전 목사는 고소당한 게 너무 억울한지 본인 고소당했다는 얘기와 자기는 돈이 없다는 말만 했다”고 전했다. 이때 A씨는 앞서 단톡방에 올라온 회사 회계 내역서를 떠올리면서 “어마어마한 돈이 (전 목사의) 친인척 계정에 있겠구나”, “매달 부부(전 목사 부부)가 이천만원씩 수령한 급여는 또 뭐로 설명할 텐가”라고 회상했다고 한다.

워너비그룹은 2022년 10월부터 전국 각지의 지점을 두고 NFT(대체불가토큰) 판매 등 사업을 한다며 매월 회사 전체 수익의 일부를 고배당으로 지급해 불과 몇 달 후에 원금까지 찾을 수 있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부터 금융감독원의 소비자경보와 수사 의뢰 소식이 알려지고 신규 가입자가 줄면서 출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여기에는 전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 교인들이 다수인데 전 목사와 회사에 대한 신뢰감을 보이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로 나뉜다.

(캡처: 워너비그룹 피해자 단톡방) ⓒ천지일보 2024.01.16.
(캡처: 워너비그룹 피해자 단톡방) ⓒ천지일보 2024.01.16.

A씨는 투자한 돈을 돌려받기 위해 투자자들이 힘을 합해 교회에 모여야 하고 회사를 상대로 고소하자고 권유했다.

그는 전 목사가 거짓말을 죄책감도 없이 밥 먹듯이 하고, 피해자들이 알면서도 속고 또 투자하고 우울증 상태를 보이며 극단적 시도를 하는 등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있어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로 인해 사업(투자)을 시작하신 분들에게 끝까지 함께해서 원금 회수할 수 있도록 해보려 한다”며 “맹신할 사람들은 그들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우리는 우리 돈만 찾으면 되니 전 회장과의 최적의 소통 창구인 S교회로 모이자”고 권유했다.

이어 변호사인 친구에게 자문해 얻은 내용도 공유했다. 내용에 따르면 회사 규정이 환급금(추천수당 및 수당공제) 100%였는데 환불사태가 계속되니 50%로 규정을 바꾼 점, 또 횡령·배임 등 지속적으로 범죄행위를 저질러 온 점과 상장 폐지된 코인을 현금화시켜서 계산했다는 점이다.

그는 특히 “1차 100% 환급금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50% 환급은 있을 수 없고 코인을 현금화해서 지급됐다는 것은 더 큰 범죄행위라고 했다”며 “너무 긴 시간 동안 회원들을 우롱했지 않았냐. 어차피 형사 건으로 고소가 돼 있으니 해지하신 분들도 그냥 인정하고 포기모드로 가지 마시고 돈을 잃거나 잃었다는 우울모드에 접어들지 마시고 서둘러 고소해 합의를 할 수 있는 대열에 합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캡처: 워너비그룹 피해자 단톡방) ⓒ천지일보 2024.01.16.
(캡처: 워너비그룹 피해자 단톡방) ⓒ천지일보 2024.01.16.

◆타 지역서 교회에 항의하러 온 투자자

A씨는 지난 15일 예배 시간에 타 지역에서 찾아온 한 청년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그는 “오늘 S교회로 멋진 청년이 찾아왔다”며 “그는 너무 당당하고 멋졌다. 저는 아는 체를 할 수 없는 입장이라 마음속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팩트방(단톡방)에서 하는 말들(워너비그룹에 대한 고소 등)을 용기 있게 하신 분, 우리에게 그런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 전 목사에 대한 반응을 묻자 “낯선 분의 등장으로 긴장감. 더 이상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혼자 오신 것이 안타까웠다”며 “용기를 높이 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도 힘을 합쳐야 하지 않냐”면서 교회 내에서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매주 화요일 직급자 모임이 아닌 예배 끝난 후 (전 목사의) 답변을 들어보자면서 모이자고 권유했다.

이어 전 회장에게 횡령 의혹 등에 대한 질문할 내용을 공유하면서 “이에 대한 진실된 답변이 교회 안에서 이뤄지게 하자는 거다”라며 “워너비는 명백한 범죄행위를 저질렀으니 말이다. 일단 우리가 모여야 하는 장소는 정해져 있다. 일단 고소는 하셔야 하고 저도 국민신문고에도 민원을 넣었고 전 목사만 고소했다. 조사가 시작되면 교회도 더 이상 못 나간다. 우리가 힘을 합칠 시기만 기다린다. 혼자 힘으로는 힘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보자. 우리의 억울함도 대한민국 사회가 알아야 하고 피 같은 우리 돈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워너비그룹을 대상으로 유사수신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또 피해자 연대는 지난 4일 워너비그룹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사기 및 횡령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에 고발했고, 검찰에 사건이 배당됐다.

워너비그룹과 함께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의 이상은 회장과 본부장 손모씨 등 4명은 지난 10일 구속기소됐다. 또 휴스템코리아 법인 등 6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달 14일 이 회장의 구속 직후부터 출금이 막히면서 투자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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