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개발한다고 투자 유도
타 폰지처럼 허위사업 홍보
매입과 동시에 65억원 대출
체납으로 국세청에 압류됨

워너비그룹이 온천 개발한다며 투자자들에게 홍보한 부지의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 워너비데이터 명의(왼쪽)와 전영철 회장의 처 박순선씨 명의의 신고필증.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1.20.
워너비그룹이 온천 개발한다며 투자자들에게 홍보한 부지의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 워너비데이터 명의(왼쪽)와 전영철 회장의 처 박순선씨 명의의 신고필증.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1.20.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워너비그룹의 수익 사업으로 계획한 ‘캥거루 온천랜드’의 부동산을 전영철 회장의 처 박순선씨 개인 명의로 등기한 것으로 확인돼 횡령 의혹이 제기된다. 아울러 새마을금고에 대출까지 받아 근저당이 설정됐고, 체납돼 국세청에 압류된 상태다.

19일 천지일보 취재에 따르면 워너비그룹이 지난해 1월 오픈 예정이라며 투자자들에게 홍보한 캥거루 온천랜드는 그린벨트 지역이었으며 현재는 야영장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후순위 투자자에게 받은 돈을 선순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여타 업체와 같이 뚜렷한 수익구조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허위로 사업을 벌인다고 홍보한 것이었다.

온천을 개발한다고 한 지역은 ‘충남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산21-번지’에 위치하는데, 실제는 워너비그룹에서 지난해 3월 토지를 매입해 등기했다. 당시 공주시의 온천개발용으로 공식적인 허가를 받지 못했고, 음용수 굴착으로만 신고했었다. 지난해 4월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 전에는 부지에 “850m까지 파 내려가고 있고 곧 온천수가 터지면 대박이다. 땅을 지하 1000m 파고들어 가면 35도 온천수가 나오는 것을 100% 확신한다. 150m에서 20도 온천물이 나왔다”며 여기에 호텔까지 지을 수 있다며 홍보하기도 했다. 이후 그린벨트로 묶여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캥거루 온천랜드 홍보 유튜브 자료들이 삭제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월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투자자들에게 “그린벨트가 풀렸다”며 허위로 발언한 바 있다.

문제는 투자자들에게 기망행위를 한 데 이어 회사가 사업을 벌이기로 계획한 부동산 일부를 전 회장의 처인 박씨의 명의로 취득한 것으로 확인돼 횡령 의혹을 받는다.

토지 명의신탁 계약서. (제공: 제보자)ⓒ천지일보 2024.01.20.
토지 명의신탁 계약서. (제공: 제보자)ⓒ천지일보 2024.01.20.

천지일보가 입수한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에 따르면 당초 부지 소유권자는 계룡산휴양랜드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인데 지난해 3월 워너비데이터주식회사에 총 65억 7086만 4천원에 매도했다. 이와 함께 박씨의 이름으로 36억 7605만 3천원에 매입했다. 회사 사업으로 벌일 부지에 총 100억여원을 투자했고 이 중 박씨의 명의로 36억여원을 들인 것이다. 매입과 동시에 새마을금고는 토지를 담보로 회사에 50억원, 박씨에 15억원을 각각 대출해 줬다. 해당 토지는 지난해 9월 워너비데이터의 체납으로 인해 국세청에 압류된 상태다.

한편 회원 수가 3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워너비그룹은 2022년 10월부터 전국 각지의 지점을 두고 NFT(대체불가토큰) 판매, 온천, 줄기세포 등의 사업을 한다며 ‘원금 보장’과 매월 회사 전체 수익의 일부를 고배당으로 지급해 불과 몇 달 후에 원금까지 찾을 수 있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모집 수당을 1인 기준 9만원을 주고 직급(본인과 본인이 모집한 하위투자자의 투자금 기준)이 높아질수록 많은 배당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부터 금융감독원의 소비자경보와 수사 의뢰 소식이 알려지고 신규 가입자가 줄면서 출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월 워너비그룹을 대상으로 폰지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며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경찰은 유사수신 혐의를 적용해 지난 6월 워너비그룹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중이다. 피해자 연대는 지난 4일 워너비그룹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사기 및 횡령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에 고발했고, 검찰에 사건이 배당됐다.

한편 천지일보는 워너비그룹 측에 박씨 개인 명의로 부지 매입한 것과 횡령 의혹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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