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반대를 주도했다가 경찰을 떠난 류삼영 전 총경을 내년 총선에 출마할 ‘3호 인재’로 영입했다. 윤석열 정부에 반기를 든 인사를 내년 총선에서 윤 정부 심판 카드로 적극 활용하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영입식에서 류 전 총경을 “이 정권의 경찰 장악 시도에 저항한 중심적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류 전 총경은 “지난 30년간 경찰 민주화, 정치적 중립의 성과가 윤석열 정권의 등장으로 일순간 무너졌다. 윤 정부가 망친 것을 조속히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외청으로 떨어져 나왔다. 이후 경찰청의 지휘·통제는 내무부 대신 청와대가 담당했다. 경찰청장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치안비서관을 통해 경찰을 지휘·통제해 왔던 것이다. 지난해 윤 정부 개혁으로 대통령실 내 민정수석실을 폐지하면서 대통령이 행안부를 통해 경찰을 지휘·통제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경찰국 출범 1년 반이 지나며 류 전 총경이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통령실 산하 민정수석실의 역할을 정부 부처인 행안부가 대신하면서 경찰 인사와 수사 등이 이전보다 더 투명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 정부의 경찰국 신설은 경찰 장악도, 경찰 민주화·정치적 중립의 붕괴도 아니었던 것이다.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던 류 전 총경은 민주당에 들어가 ‘정치인’으로 탈바꿈했다. 당초 야당 공천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정부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는 이유이다. 류 전 총경의 정치 입문은 그의 경찰 선배인 민주당 황운하 의원을 연상하게 한다.

황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재직 때인 지난 2018년 ‘청와대 하명’으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을 수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최근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황 의원이 2020년 민주당 공천을 받게 된 것은 ‘하명 수사’에 대한 보은이라는 설이 많았다. 아마도 류 전 총경도 같은 길을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류 전 총경은 경찰 중립성이 훼손되면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고 경찰 조직이 무너진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금 어떠한 흔들림이 없이 역할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린 장본인은 그 자신이 아닐까 싶다. 류 전 총경은 여전히 허황된 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