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요소수 품절 안내문.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요소수 품절 안내문. ⓒ천지일보DB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또다시 ‘요소수 대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이 차량용 요소 수출을 통제하면서다. 2년 전 요소수 대란 우려에 요소수 구입이 늘면서 일부에서는 품귀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만 해도 정부는 2021년 요소수 대란과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은 바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2년 전 요소수 대란의 파급효과가 컸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약 3개월 분량의 요소수가 확보돼 있지만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없을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

요소는 암모니아를 원료로 하는 유기화합물질로 농업·공업용 등 다양하게 쓰이는 범용화학소재다. 과거에는 국내에도 요소 생산 공장이 있었지만 값싼 중국산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사라졌다. 현재는 국내에 요소를 생산하는 공장은 없다. 이에 우리나라는 요소 수입에 있어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2021년 당시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해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화물차들이 멈춰 서기도 했다.

요소로 만드는 요소수는 경유(디젤)차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꾸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간다. 2015년부터는 유럽 배출가스 기준의 유로6 등급이 도입돼 디젤엔진 차량에 SCR이 필수로 탑재됐다. 현재 운행되는 경유 화물차 330만대 중 60%인 200만대 정도에 SCR이 부착됐는데 이런 차량은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를 꾀했다. 해서 지난해만 해도 중국 의존도를 낮췄지만 올해 다시 중국 의존도가 커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전체 요소 수입액에서 약 71%를 차지하던 중국산 요소는 지난해 약 67%까지 낮아졌다가 올해 약 91%까지 치솟았다. 오히려 요소수 대란이 발생한 2021년 때보다 중국 의존도가 커진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중국산 요소가 동남아산보다 가격과 품질 면에서 우수해 수입 다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동남아산 요소수가 중국산 대비 10~15% 비싼 관계로 지출을 줄여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이를 택하기에 부담이 적잖다. 요소수 대란을 겪자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동남아 등으로 수입선을 다양화할 것을 정부가 권해왔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과 품질 문제로 그러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수입선 다변화를 요구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오로지 요소를 수입하는 중소기업의 몫이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과 품질 문제라는 걸림돌은 2년 전부터 있었다. 정부는 이제 와 ‘우리는 요구했지만 중소기업이 이런저런 이유로 못하고 있다’라고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경제적 부담을 낮춰주는 지원이나 품질 문제를 개선할 방법 등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요소를 수입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전기차 보조금을 주는 것을 볼 때 경유차의 배출가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도 보조금을 받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중국 의존도가 다시 오른 건 2년 전 요소수 대란과 시사하는 바가 다르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공급망에 있어 부족한 점을 발견했다면 이번엔 우리나라 대응에 허점이 발견된 셈이다. 급한 불만 끄려 하지 말고 다시 재발하지 않을 예방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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