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공급망 장관회의
사태 전보다 中 의존도 높아
차량용 요소 4개월분 확보
주유소 재고량도 96% 수준
범정부 공급망 구축하기로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작년 11월 8일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2.4.2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작년 11월 8일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2.4.29

[천지일보=정다준·최혜인 기자] 중국이 요소 수출을 통제하면서 또다시 ‘요소수 대란’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현재 국내가격과 재고량은 평소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공급망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공급망 리스크 품목 수급 현황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재작년 요소수 대란 이후 현재 중국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의 소극적 대처가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 속에서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제2의 요소수 대란 우려 상황 속에서도 현재 요소수 가격과 재고량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유소 요소수 판매 가격은 지난 5일 ℓ당 1596원에서 7일 1602원으로 올랐지만, 2년 전 대란 때 평소 대비 10배 수준까지 뛰었던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수준이다. 각 주유소 재고도 96.5% 수준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존도가 지난해 67%에서 올해 들어 91%까지 높아진 중국 외에 다른 나라로부터의 재고 확보도 이뤄졌다. 정부는 해외에서 차량용 요소 1만톤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총 4.3개월 분량의 재고를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공공비축 물량도 1개월분에서 2개월분인 1만 2000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조달청이 6000톤의 추가비축 계약을 맺으면 약 1개월분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요소수 완제품에 대한 검사 기간도 평소 20일에서 5일로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공급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재부)  2023.12.11.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공급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재부) 2023.12.11.

요소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조치로 올 연말 종료되는 차량용 요소 할당관세 적용도 연장한다. 이에 따라 중국(0%)뿐 아니라 인도네시아(3.3%), 사우디아라비아(6.5%)의 관세율을 0%로 인하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내수급 상황을 일일 모니터링해 필요한 경우 매점매석 고시나 긴급수급조정조치 등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기업들은 중국산 요소가 동남아산보다 가격과 품질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에 수입 다변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 전문가들은 수입 다변화와 보조금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본지에 “우리나라도 과거 요소수 생산을 하다가 중국 등으로 이전이 된 건데, 정부가 나서 공장을 차릴 수도 없고 민간에서 하기에도 경제성이 없는 문제가 있다. 디젤(경유) 쪽에 들어가기 때문에 차츰 줄어드는 시장”이라며 “제3국으로부터 수입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된다”고 봤다.

공급망의 복잡성에 대한 부분도 언급됐다. 이 연구원은 “수만 가지나 되는 공급망 중 언제 무엇이 터질지 누구도 알기 어렵다. 일본 사례를 보더라도 독일 작은 도료공장인 4차 공장에서 불이 나서 공급이 중단된 적이 있다”면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고 수출규제한 적도 있는 것처럼 그간 ‘자원 무기화’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다 보니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재기 등으로 가격 폭등을 막고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도록 수입선을 개척하거나 구매가격을 현재보다는 높이 올리지 않도록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범정부 컨트롤타워 구축에 나선다. 추 부총리는 정부가 이번 회의를 통해 경제안보품목 지정 등 공급망 안정화 정책을 심의·조정하기 위한 범정부 컨트롤타워인 공급망위원회를 내년 6월까지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내년 하반기 공급망 안정화 정책·지원에 관한 기본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경기 안산시 한 요소수 생산공장에 요소수 생산에 사용될 요소가 쌓여 있다. (뉴시스) 2023.12.11.
경기 안산시 한 요소수 생산공장에 요소수 생산에 사용될 요소가 쌓여 있다. (뉴시스)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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