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사랑과 함께 ‘비빔밥’은 얼마 전 질투 어린 미운 말을 들었다.
바로 지난달 26일 일본 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 구로다 가쓰히로가 자신의 칼럼을 통해 한국 고유 음식 ‘비빔밥’을 비하한 것이다.
그는 담백하고 영양만점인 비빔밥에 대해 “비빔밥은 겉으로는 예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실제 먹을 땐 엉망진창의 모습으로 변한다”며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로 인해 구로다는 대한민국 국민의 분노를 사며 유명해졌는데, 이 같은 구로다의 ‘비빔밥 비하’ 발언에 대해 가수 김장훈은 그의 말 ‘양두구육(양 머리를 걸어 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판다)’을 인용해 “비빔밥은 그 반대말인 ‘구두양육’”이라며 그에게 일침을 놨다.
더불어 영화배우 김정은도 지난달 30일 열린 ‘식객’ 제작보고회에서 “비빔밥은 기내에서도 제공되는 1등 식품이며 故 마이클 잭슨도 너무나 좋아하던 음식인데 왜?”라며 분통을 터트린 바 있다.
이렇듯 우리 국민의 ‘비빔밥’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그렇다면 패스트푸드가 담지 못한 깊은 맛과 영양을 한 그릇에 다 담으면서도 칼로리가 낮아 채식주의와 다이어트에도 적합한 웰빙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비빔밥은 언제부터 그 맛을 인정받았을까.
조선시대 임금이 잡수시던 수라에도 ‘비빔밥’이 있었다. 수라에는 흰수라, 팥수라, 오곡수라, 비빔 등 4가지가 있는데, 비빔은 임금이 점심 때나 종친이 입궐하였을 때 먹는 가벼운 식사였다.
이 같은 기록이 있는 반면, 문헌에 의하면 궁중음식에서 서민음식으로 전래하였다고 보고 있다.
비빔밥은 조선23대 임금인 순조 때 홍석모가 저술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의 동지달편에 ‘골동지반(骨董之飯)’이란 말로 나오며, 1800년대 기록된 반가(班家, 양반 집안) 음식책의 대표 필사본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부밥’이란 말로 기록됐다.
또 1917년 초판 발행 후 1939년 증보 9판 이상 나온 주부(主婦, 조선시대의 관직)의 동무 朝鮮料理(조선요리) 製法(제법) 방신영 씨가 저술한 책에는 ‘부빔밥’이라 돼있다.
골동지반, 부밥, 부빔밥을 거쳐 내려온 비빔밥은 이 같이 문헌상으로 볼 때 명칭은 많이 바뀌어졌으나 비빈다는 뜻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이 같이 선조로부터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비빔밥’. 앞으로도 세계로 뻗어나가며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세계인의 음식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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